산업 산업일반

명품 가격 또 올랐네

에르메스 '버킨백' 5%·페라가모도 최고 24% 인상<br>환율과 무관하게 고가전략 그대로… 소비자들 '발끈'



에르메스, 구찌, 페라가모 등 해외 명품들이 최근 환율하락과 관계없이 무차별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원화값이 올라가면 당연히 수입 명품의 국내판매 가격은 내려가야 하지만 명품업체들은 가격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 국내 명품선호 현상을 이용해 고가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백의 대표격인 에르메스는 지난달 초 '버킨백' '켈리백' '에블린 백' 등 대표 상품 가격을 평균 5% 가량 올렸다. 버킨백(35인치)은 기존 1,220만원에서 1,236만원으로 단숨에 16만원 올렸으며 켈리백(35인치)도 977만원에서 988만원으로 인상했다. 에블린 백도 243만원에서 13만원을 올렸다. 에르메스는 지난해 11월 환율인상을 핑계로 'H아워'상품을 31%가량 인상했는데 이번에 환율이 떨어졌는데도 가격을 또 올린 것. 구찌는 지난해'김하늘 백'이라고 불리며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수키백'을 올 초 리뉴얼해 110만원 대에서 139만5,000원으로 무려 29%가량 올렸다. 구찌 역시 지난해 11월 '조이M'이라는 가방을 74만5,000원에서 86만5,000원으로 16%가량 인상했다. 페라가모는 지갑과 신발류의 가격을 지난달 최고 24%가량 올렸다. 페라가모 남성 지갑은 30만원대에서 37만원으로, 여성 신발 '페라가모 리베스 오픈토'도 59만원에서 62만원으로 5% 정도 인상됐다. 펜디도 이달 중순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수입화장품들도 인상대열에 합류했다. 가격대가 100만원대 이상의 크림으로 유명한 '라프레리' 역시 지난달'셀룰라 래디언스크림(50ml)를 127만원에서 131만5,000원으로 4% 가량 올렸다. 명품들의 이 같은 가격책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에 접어든 환율과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원·유로 환율은 지난해 3월 1유로에 1,979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해 최근에는 1,470원까지 떨어졌다. 에르메스·구찌등이 가격을 올렸던 지난해 11월 유로당 1,700원대와 비교하면 환율이 18%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엔화도 지난해 3월 100엔당 1,616원까지 뛰었지만 최근 1,170원대다. 하지만 에르메스·구찌가 가격을 올린 경우처럼 명품들은 환율이 오를 때는 원화값 하락을 들어 대폭 가격을 올리고 환율 하락시기에도 원재료값 상승등의 이유를 들어 수시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국내 명품족들이 사실상 가격인상에 덜 민감해 한다는 점을 이용해 고가전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 같은 제품이더라도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비싸게 팔아 국내 소비자들이 '봉'취급 받는 경우도 많다. 일본 시세이도의 초고가 화장품 브랜드 '끌레드 뽀 보떼'는 가격인상을 하지 않았지만 일본 현지보다 국내에서 더 비싸다. 이 브랜드의 크림 '시나끄티프 끄렘므 엥땅시브(40ml)'는 일본에서는 12만엔에, 국내에서는 160만원에 판매된다. 환율을 따지면 140만원대가 되야 하지만 10만원이상 비싼 것. 일본에서 같은 가격에 팔리는 고세화장품의 '코스메데코르테'의 'AQ 밀리오리티 인센티브 크림 (45g)이 국내에서 148만원에 팔리는 것과 비교하면 무려 12만원(8%)이나 더 비싸다. 소비자 정모(27)씨는 "명품들이 불편한 사후 서비스, 불친절한 매장 고객응대 등 소비자들을 위한 그 어느 것도 개선하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가격마저 환율과 무관하게 올리고 있다"며 "국내 소비자의 보다 현명한 상품선택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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