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두산등 중견그룹 지주사 전환 탄력

정부도 부채비율 완화·법인세 감면등 적극 장려

SK그룹이 지주회사 설립을 전격 선언함으로써 지주회사 전환을 준비해온 중견그룹들의 행보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부채비율 완화, 법인세 감면 등 지주회사 전환을 적극 장려하고 있어 SK의 지주회사 선언은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주회사를 향해 잰걸음을 보이고 있는 중견그룹으로는 두산그룹을 꼽을 수 있다. 공식 출범시점을 내년 말로 잡고 있는 두산은 ㈜두산을 중심으로 한 계열사간 순환출자 고리 중 하나를 최근 끊으면서 이미 지주회사 전환시기를 다소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순환출자 해소에는 ㈜두산의 대주주들이 대거 나서기도 했다. 지난 2월23일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 등 오너 4세 10명은 두산산업개발이 보유하고 있던 ㈜두산 주식 171만968주(7.2%)를 전량 인수, ㈜두산→두산중공업→두산산업개발→㈜두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은 것이다. 두산그룹은 계열사 구조조정에도 힘써 2005년 300%대였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200%대로 끌어내리기도 했다. 동양그룹의 최근 한일합섬 인수에서도 지주회사를 향한 움직임을 읽을 수 있다. 한일합섬을 지주회사 격인 동양메이저 자회사로 편입했으며 부채비율 축소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메이저는 2005년 9월 1,430%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말 300% 미만으로 끌어내렸으며 그룹 내 순환출자 해소에도 역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그룹의 경우 ㈜한화가 대한생명과 한화석유화학ㆍ한화건설ㆍ한화리조트ㆍ한화기계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고루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아직 법적으로는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지 못했지만 사실상 지주회사인 셈이다. 금호아시아나는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산업을 양대 지주회사로 둔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법적 요건을 갖추게 된 금호산업만 공식적인 지주회사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금호석유화학도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아직 계열사 지분정리가 미흡한 상황이다. 금호아시아나의 한 관계자는 “이달 말 지주회사로 신고할 예정이며 지주회사로 등록되면 올해 1월1일자로 공식 출범한 것으로 소급 적용된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의 경우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지난해 말 현재 2조6,218억원으로 자산총액(3조9,025억원)의 67%에 달해 사실상 지주회사 체제가 됐다. STX그룹의 ㈜STX도 법적인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실질적인 지주회사이다. 2005년 경영구조 개선 차원에서 해사업무 및 선박관리 기업인 포스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법적 요건에서 벗어나게 됐다. STX 관계자는 “STX그룹은 실질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언제든지 지주회사로 다시 전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지주회사로 전환한 상장사는 LIG홀딩스ㆍ하나금융지주ㆍ평화홀딩스 등 모두 8개사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현재 일반지주회사는 27개, 금융지주회사는 4개 등 총 31개에 이른다. 재계 관계자는 “중견그룹들이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경영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펼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수익구조 및 기업 투명성 개선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