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대] 한나라 진로 "밝지만은 않다"
내년 총선 공천권싸고 당내 계파간 갈등 우려이회창 신당 창당·범여와 '특검' 힘겨루기도 부담
이상훈 기자 s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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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17대 대선에서 압승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탄생시켰지만 진로가 마냥 밝지만은 않다.
내부적으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잠복해 있는 당내 계파 간 갈등이 언제 불거질지 모르고 밖으로는 이번 대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보수신당 창당에 따른 당 분열 가능성과 이명박 특검 등을 놓고 벌일 범여권과의 힘겨루기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대선이라는 한 고비를 넘겼지만 또 다른 암초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형국이다.
일단 총선 공천권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입김이 얼마나 반영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대선에서의 압도적 승리 덕에 당장 당내 갈등이 재부상할 가능성은 낮지만 박 전 대표 측에서 대선 공훈에 따른 지분 요구가 있을 것은 분명하다.
더구나 정몽준 의원 등 당내 ‘잠재적 차기 후보군’과의 경쟁도 박 전 대표에게는 어려운 과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대선에서 15% 이상을 득표해 보수신당 창당의 기틀을 마련한 이회창 전 총재의 박 전 대표에 대한 구애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박 전 대표는 당내에서 공천 지분을 요구하면서도 보수신당과의 물밑 접촉도 시도, 당 안팎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즉 보수층의 분열을 지렛대 삼아 당내 지분을 보장받으려는 전략을 실행에 옮길 공산이 크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지금으로서는 박 전 대표의 행보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이나 조각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전적으로 이 당선자가 정할 문제지만 향후 정국의 중요 축은 박 전 대표”라고 말했다.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이명박 특검법과 삼성 특검법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명박 특검법의 경우 결과에 따라 탄핵 정국까지도 이를 수 있고 삼성 특검법도 수사 결과에 따라 정국을 주도할 동력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나라당으로서는 특검에 따른 위기 상황이 봉착할 경우 이 당선자에 대한 국민의 과반에 가까운 지지를 바탕으로 대통합민주신당 측이 총선을 염두에 두고 소모적 공방으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역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력시간 : 2007/12/20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