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달러의 소녀' 위성미(17.나이키골프)가 프로 전향 이후 처음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눈부신 플레이를 펼쳤지만 우승 문턱을넘지 못하고 공동 3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위성미는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미션힐스골프장(파 72.6천46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카리 웹(호주)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 1타 뒤진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한 채 나탈리 걸비스(미국)와 함께 3위로 경기를 끝냈다.
우승컵은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뽑아낸 웹에게 돌아갔다.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최종 라운드였다.
2003년에 이어 3년만에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로 경기를 치른 미셸 위는 장타와힘이 넘치는 아이언샷을 마음껏 과시했지만 결정적인 고비에서 주저 앉고 말았다.
오초아에 3타차 2위로 경기에 나선 그는 1, 2번홀 연속 버디로 추격에 시동을걸었고 6번홀에서 1타를 잃었지만 7번홀과 9번홀 버디로 공동선두로 치고 나왔다.
12번홀과 14번홀에서 보기가 나왔지만 오초아도 12번, 13번홀에서 잇따라 1타씩잃어 위성미는 공동선두를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끝내 미셸을 외면했다. 16번홀(파4)에서 홀옆 30㎝에 붙는 멋진 아이언샷으로 버디를 예약했으나 이 순간 18번홀(파5)에서 웹이 세번째 샷을 홀에 집어넣는 이글을 뽑아내 2타차 단독 선두로 뛰어 오른 것이다.
16번홀 버디로 1타차로 따라 붙은 위성미는 18번홀(파5)에서 300야드 티샷에 이어 5번 아이언으로 친 두번째 샷이 그린을 살짝 넘어갔지만 무난하게 연장전 합류가기대됐다.
그러나 핀에서 7.6m 거리에서 웨지로 살짝 굴린 세번째 샷은 홀을 지나쳤고 3m 버디 퍼트도 홀 언저리를 스치며 빗나갔다.
2003년 이 대회 공동 9위를 뛰어넘어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위성미는 "3위도만족하지만 다음에는 우승하고 싶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2타차로 뒤처졌던 오초아는 18번홀에서 5번 우드로 그린을 공략하는 모험이 결실을 봐 이글을 잡아내며 연장전에 나갔지만 버디 찬스를 살리지 못해 첫 메이저 우승 기회를 날렸다.
'명예의 전당' 회원인 웹은 버디 5개에 18번홀에서 천금같은 이글샷에 힘입어 7언더파 65타의 불꽃타를 휘둘러 최종일 7타차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웹이 핀을 116야드 남기고 웨지로 가볍게 친 세번째 샷은 홀 바로 앞에 떨어지더니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펄쩍 뛰어오르며 캐디와 포옹을 나눈 웹은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단독 선두에 나서며 경기를 마쳤고 곧 연습장으로 이동해 연장전에 대비했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오초아와 웹은 나란히 버디 기회를 만들었지만오초아의 버디 퍼트는 홀을 비켜갔고 웹은 2m 짜리 오르막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역전극을 마무리지었다.
2004년 켈로그-키블러클래식 우승 이후 깊은 침체에 빠졌던 웹은 22개월만에 LPGA 투어 3번째 우승컵을 거머쥐며 슬럼프를 한방에 날리는 '홈런'을 뿜어냈다.
한때 '메이저 사냥꾼'으로 불렸던 웹은 2002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 이후 4년만에 메이저 우승컵을 추가, 통산 7번째 메이저 왕관을 썼다.
4언더파 68타를 쳐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장식할 기회를 맞았던 걸비스는 마지막 홀 버디를 놓쳐 1타차로 분루를 삼켰다.
4타를 줄인 노장 줄리 잉스터(미국)가 합계 4언더파 284타로 5위를 차지한 가운데 '미시골퍼' 한희원(28.휠라코리아)은 1언더파 71타로 선전,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6위에 오르는 뒷심을 발휘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2타를 줄여 한희원과 함께 공동6위로 올라서는 저력을 과시했다.
안시현(22)은 3오버파 75타로 부진했지만 전날까지 벌어놓은 타수 덕에 공동 8위(1언더파 287타)를 차지해 올해 들어 처음으로 '톱10'에 입상했고 경기가 끝난 뒤프로로 전향한 안젤라 박(18)은 아마추어 선수로는 최고 성적인 공동 15위(2오버파290타)로 아마무대 고별전을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