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1월 18일] 수능,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일 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다가오면 '수능한파' 여부가 방송사의 '오늘의 날씨'에 주요기사로 오르내린다. 외국 언론은 듣기평가 시간대에는 비행기 이착륙도 금지되는 등 한국사회 전체가 시험을 보는 것과 같다는 수능시험일 풍경을 전하기도 한다. 중국 양나라의 화가 장승요는 금릉의 안락사라는 절 벽에 진짜와 똑같은 용을 네 마리 그렸는데 한 마리도 눈동자를 그려 넣지 않았다. 이상히 여긴 사람들이 그 연유를 물었더니 장승요는 '눈동자를 그려 넣으면 용이 살아서 날아가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그가 거짓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하고 한번 그려 넣어보라고 성화를 부렸다. 성화에 못 이긴 장승요가 두 마리의 용에 눈동자를 그려 넣자 벽을 떠나 하늘로 날아가버렸다. '무슨 일을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채워 넣는다'는 뜻을 지닌 '화룡점정(畵龍點睛)'이 유래된 고사이다. 18일 고3 수험생들은 화룡점정의 심정으로 수능을 보게 된다. 그 떨리고 긴장되는 순간은 대입시험을 치러본 이들은 능히 알 것이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 제자들에게 격려와 함께 몇 가지 조언하고자 한다. 첫째, 수능이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부담이 있겠지만 오히려 그간의 노력과 고생을 검증 받는 기회로 여기고 더욱 담대히 수능에 임해달라는 점이다. 똑같은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마음이 평온과 불안으로 갈릴 수 있다. 둘째, 어떠한 경우라도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시험 중에 이전 시험을 잘못 보았다고, 풀기 어려운 문제가 많다고 시험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미 지난 시험에 연연할 필요가 없고 어려운 문제에 막히면 잠시 접어두고 아는 문제부터 푸는 지혜가 필요하다. 수능시험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성적이 나쁜 학생들은 크게 낙담하면서 마치 인생이 끝난 것처럼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수능은 긴 인생여정에서 하나의 과정이며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여겨야 한다. 오늘 수능시험을 치르는 71만여명 수험생 한명 한명이 화룡점정의 심정으로 좋은 결실을 보기를 전국의 모든 선생님과 함께 응원하고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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