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경련] 차기회장 모시기 부심

지난 8일 김우중(金宇中) 회장 전격 사퇴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고민에 빠졌다. 재계는 물론 사회의 시선이 온통 후임 전경련 회장에 쏠려 있지만 정작 전경련은 재벌 오너를 모실 지, 전문경영인이나 관료 출신을 모실 지조차 갈피를 못잡고 있다.더구나 예전과는 달리 전경련 회장을 맡겠다고 선뜻 나서는 재벌 총수가 없어 전경련은 더욱 곤혹스런 표정이다. 서슬퍼런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를 잘 알고 있는데 재계의 대표자 자리에 앉아 맞바람을 견디겠다고 나설 인사가 없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이나 관료 출신 인사가 선출될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그 나름대로 한계가 너무 많다. 우선 재벌 오너 중 정몽구(鄭夢九) 현대, 이건희(李健熙) 삼성, 구본무(具本茂) LG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와 전경련 업무에 누구보다 애착을 보이고 있는 조석래(趙錫來) 효성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전경련이 오너 총수 중심체제로 운영돼 왔고 재계 내에서 이들의 위상도 다른 전문경영인 출신 인사들보다 높아 후한 점수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정부와 맞서는 상황이 빈발하기 때문에 경영자로서 무척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 사업 일 만으로도 바쁘다』는 입장이고 이건희 회장은 『60세가 되기 전까지는 회사경영에만 전념하겠다』는 소신을 밝혀왔다. 구본무 회장은 올들어 전경련 행사에 한 차례도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무관심하다. 조석래 회장은 전경련 국제업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온데다 무역협회 회장직에 관심을 보였던 전례로 미뤄 추대될 경우 마다하지는 않을 전망. 역대 회장들에 비해 기업의 규모가 너무 작은 게 걸림돌이다. 김각중(金珏中) 경방 회장은 재계의 신망이 두터운 원로라는 이유로 자주 오르내린다. 전문경영인 회장이 재계나 정부 모두 부담이 덜하다는 분석도 유력하다. 이 경우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이 대표주자. 전문경영인으로서 5대 그룹 총수에 올라 신선한 이미지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孫회장이 부정적인 입장이다. 유상부(劉常夫) 포철 회장도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전경련이 재벌기업 대변자라는 오명을 씻기에 적임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올해 전경련에 가입, 영향력 행사가 쉽지않을 것이란 시각이 만만치않다. 정부의 생리를 잘 아는 관료 출신 인사가 방패막이가 돼줄 것이란 기대 때문인지 전직 고위 관료도 유력한 후보군이다. 구자경(具滋 暻) 회장 후임에 유창순(劉彰順) 전 총리를 영입한 전례가 뒷받침한다. 나웅배(羅雄培) 전 부총리와 관료 출신이면서 이수화학 회장인 김준성(金埈成) 전 부총리가 거론되고 있다. 아직 이들의 의중을 알기는 어렵다. 손동영기자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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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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