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은행들의 금리 담합 여부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다. 은행들이 시중금리가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공동으로 가산금리를 올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왔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금리인상 담합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24일 "은행권의 금리 담합과 관련한 사회적인 의혹이 커지고 있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중금리가 하락했지만 정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은행권이 공동으로 가산금리를 올려 고공행진을 유지해왔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변동금리 기준)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지는데 은행들은 CD 금리가 급락할 때도 가산금리를 올려 대출 금리는 별로 떨어지지 않았다. CD 금리는 지난해 3ㆍ4분기 5.69%로 높아졌다가 한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의 영향으로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2.4%대를 유지했다. 반면 신규 대출 기준 가산금리는 지난 2007년 평균 1.18%에서 지난해 4ㆍ4분기 1.83%로 상승했고 올해 3월부터는 2.8~2.9%대의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공정위 조사의 핵심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상할 때 사전 논의를 하는 등 담합 소지의 여부다. 하지만 은행들이 "은행업 속성상 담합은 불가능하다"고 크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물증'을 찾아내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은 금리를 무기로 장사를 하는데 이를 담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아파트 집단대출의 경우 은행권의 금리경쟁이 치열한데 누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담합하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높게 가져간 것은 금리체계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은행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 CD로 조달하는 금액이 10% 정도여서 원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게 가산금리 상승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은행 간에는 정보공유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시중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들도 가산금리 정보 등은 서로 알려주지 않는다"며 "다른 은행 정보는 주로 신문 등을 통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은행들이 시장조사 차원에서 서로 금리수준을 참고하는 것이 담합으로 비쳐진 것 같다"며 "모든 업종이 시장 상황과 경쟁업체의 가격정책을 감안해 영업전략을 세우고 영업을 확대하려면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쓰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