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우려되는 자금이탈 조짐

금리인하에 따른 부작용이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걱정이다. 일부 은행의 경우 외화송금액이 크게 늘어나는 등 자금의 해외유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은행ㆍ보험회사ㆍ저축은행 등 모든 금융회사들은 돈 굴릴 데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 등 외국의 경우 금리를 올리는 추세인 반면 우리는 계속적인 금리인하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져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익성을 따라 흐르는 게 돈의 속성이고 보면 국내에서의 자금운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돈이 해외로 나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아도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자금의 해외유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 자본의 유출도 문제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자본의 이탈 움직임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미국의 경제상황 등으로 볼 때 그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증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의 추가인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의 생산자 물가는 전달에 비해 1.7%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1990년 1월 이후 14년 9개월만에 최대치다. 이에 따라 월가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음달 금리인상이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와는 반대 상황이다. 내수부진에 따른 경기침체가 심각해 금리를 올리기는커녕 오히려 내리는 쪽으로 가고 있다. 국내외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외국자본의 국내유입이 줄고 더 나아가 이미 들어와 있는 자금마저 떠날 수 있다. 지금 증시는 외국인 투자가들에 좌우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급기반이 취약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자본의 이탈이 일어날 경우 증시는 휘청거릴 수밖에 없고 이는 경제전체를 출렁이게 할 수 있다. 국내 자본이든 외국 자본이든 자금의 해외유출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더욱 힘들게 만든다. 저금리로 인한 자금이탈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