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다트 머니]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

"힘받는 주도주…비중 과감히 늘려라"<br>조선·철강·건설등 이익 모멘텀 내년까지 지속 예상<br>전문가 "펀드 자금유입 줄어도 대형주 독주는 여전"





“내 종목만 왜 이래!” 주식시장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고 있지만 속이 편치 못한 투자자들이 많다. 사상 최고가 행진에도 불구하고 ‘돈 냄새’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가 ‘꿈의 지수’라고 불리던 2,000선을 넘어 고공 행진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개미들에겐 상대적인 박탈감만 더 커지고 있다. 조선, 철강, 화학, 운송, 건설 등 오르는 업종만 집중적으로 올랐을 뿐 개미들이 선호하는 중ㆍ소형주는 주가 상승률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주가가 빠졌다.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는 같이 떨어지더니 오를 땐 철저하게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이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차별화 랠리 속에서 투자자들은 속병이 날 지경이다. 이들에게 코스피 2,000은 먼 나라 이야기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이 내놓는 오는 2009년 지수 3,000시대 개막 전망을 들으면 혈압이 솟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에게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고 조언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오른 종목이 더 오른다는 설명이다. 개미들의 눈에는 주도주의 강세 행진이 위태롭게 보인다. 주가 급등에 비해 별다른 조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큰 조정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한지 모른다. 또 이제는 그동안 오르지 못한 종목들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도 든다. 지수상승에 동참하지 못한 만큼 가격메리트가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잘 달리는 말’이 상당기간 더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는 증권격언이 있다. 개매들이 걱정하는 주도주의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상투’는 아직 아니라는 분석이다. 실적과 수급측면에서 주도주의 상승을 가져왔고 이 같은 현상은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도주의 랠리에 동참해야 상승장을 즐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개미들은 주도주들이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을 바라보면서도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한다. 이미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지금이라도 잘 달리는 말로 옮겨 타라'고 권한다. 성진경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수 1600대에서의 극적인 반등과 지수 2,000안착의 일등 공신은 단연 철강, 화학, 조선, 운송, 건설의 소재와 산업재 섹터"라면서 "중국, 인도 등의 경기 활황세는 이들 섹터의 성장성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주도주의 교체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실적이 말해준다= 증시 전문가들은 강세 근거로 주도주의 강세를 떠받치는 이익 모멘텀이 적어도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도주의 첫손에 꼽히는 조선주. 지난 7~8월 사이 30%이상 조정을 받자 "이제 조선주 전성시대는 끝났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현재 조선주 상승 대세론에 이의를 다는 이는 찾기 힘들다. 조선업종은 사상 최고의 호황기를 맞고 있다. 고유가와 중국경제 호조로 해운 물동량이 늘면서 수주 전망이 밝은데다 신조선가는 적어도 2008년 상반기까지 상승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세계 조선산업은 최대 호황기를 구가하고 있고 조선소의 선가 결정력은 더욱 강해졌다"면서 "후판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조선가는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철강주의 실적 호조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박기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포스코ㆍ현대제철ㆍ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회사들의 3ㆍ4분기 영업이익 평균이 전년 대비 22% 증가할 것"이라며 "제품 가격의 인상 효과가 하반기에도 지속돼 4ㆍ4분기까지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종은 3ㆍ4분기 일시적인 실적 부진이 예상되지만 4ㆍ4분기 이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실적 감소가 영업일수 감소와 잦은 비등 일시적 요인에 기인하는 면이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형 건설사의 경우 국내외 수주 모멘텀이 확대되고 있다. ◇수급도 주도주 편=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 장악력이 커진 기관의 주도주 편식 현상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기술(IT), 금융 등 후보군이 있지만 주도주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부실 우려가 해소되기 시작한 지난 9월 1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이 종목은 포스코다. 누적 순매수 규모가 4,441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포스코 주식을 6,557억원 팔아치웠지만 주가는 오히려 15.53% 뛰어 기관이 주도권 우위를 보였다. 기관은 또 현대중공업(2,597억원)ㆍ현대미포조선(1,047억원)ㆍ두산중공업(951억원)ㆍGS건설(925억원) 등 조선, 철강, 건설 업종에 대한 순매수를 강화했다. 기관은 LGㆍLG전자ㆍ국민은행ㆍ삼성증권ㆍ신한지주 등 정보기술(IT) 주와 금융주에도 관심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도주를 살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IT, 금융의 경우 저가 메리트는 있지만 불확실성이 큰 만큼 연말을 맞아 수익률을 관리하는데 주도주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연말 수익률 관리가 중요해진다는 점에서 지수보다는 업종 및 종목에 대한 선별적인 배분 전략이 요구된다"면서 "조선, 철강, 화학, 기계, 운송업종은 높은 주가 상승과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불구하고 기관들이 다른 업종으로 포지션을 이동시키기에는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석현 서울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IT주 강세는 수익률 격차 해소 과정으로 이해해야 할 뿐 주도주 교체 시그널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면서 "업종 간 수익률 격차 해소보다는 여전히 주도주의 추가적인 고점 경신 가능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과감하게 주도주에 대한 '비중 확대'에 나설 것을 권유하고 있다. 고가 논란은 있지만 매력은 여전한 만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안겨 줄 것이란 분석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가격 부담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실적증가 모멘텀이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는 조선, 철강 등 중국 관련주에 대해서는 일차적인 선호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용수 부국증권 연구원도 "철강, 중공업, 조선, 대형 건설주 등 주도주들이 역사상 신고가를 경신하며 탄력적인 모습을 이어가고 있고 이 같은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좀 더 주도주의 상승, 주가의 차별화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도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투자수익을 올리는데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식형 펀드 환매도 주도주 편중현상 가중= 지수 2,000을 돌파하면서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9일까지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95억원 순증을 기록했다. 하지만 재투자를 빼면 오히려 감소했다. 순수 증감액은 마이너스 1,408억원이다.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줄어들 경우 기관의 매수여력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주도주의 급락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펀드 환매에 따른 주도주 급락우려는 기우"라며 "오히려 종목 슬림화로 주도주 강세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도주는 조정을 받아도 그 폭은 크지 않고, 쇼크가 발생해도 주가의 복원력이 다른 종목에 비해 돋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이미 지난 서브 프라임 쇼크 때 경험한 바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2000선에 대한 기관의 부담으로 인해 수익률 관리가 용이한 주식에만 초점을 두면서 대장주 중심의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의 규모가 커지지 않는 한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장주로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형주의 독주는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줄어들기 시작한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지수가 단기 저점을 형성한 지난 8월 17일부터 9월18일까지 대형주, 중형주, 소형주의 상승률은 7.69%, 11.63%, 14.11%로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였지만 9월 19일부터 10월 10일까지는 각각 10.06%, 6.32%, 마이너스 2.22%로 대형주 독주가 지속되고 있다. SK증권은 "주식형 자금의 유입둔화가 기관의 힘을 약화시키기 보다는 주도주 슬림화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강력한 자금환매 가능성이 낮아 기관 선호주에 대한 보유와 하락 때 매수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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