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학생이 참여한 미국 텍사스주립대 연구팀이 기존 컴퓨터칩에 비해 크기가 1,000분의 1에 불과한 나노칩을 만들 수 있는 획기적 기술을 개발했다.세계적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최신호(3일자)에서 미국 텍사스주립대 연구팀이 유전자조작 바이러스를 이용한 '나노칩 어셈블리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에서 학ㆍ석사를 마친 뒤 텍사스주립대 화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승욱(32)씨와 그의 스승 벌처(Belcher) 교수가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이씨가 논문의 제1저자로 기록됐다.
연구팀은 원통 모양의 바이러스(박테리오파지)가 반도체 소자의 표면을 인식하게 한 뒤 특정 농도에서 나노 입자를 주입, 바이러스가 나노입자를 특정 위치에 배열시켜 박막 필름을 제작했다.
바이러스가 반도체 표면을 인식하게 하는 데는 특정 항원에 대한 항체를 찾아내는 방법으로 흔히 사용되는 파지디스플레이(phage display) 기술이 사용됐다.
이씨는 "지금까지 각각의 나노입자를 나노단위로 배열하는 기술은 개발됐지만, 유전자정보를 조작한 바이러스가 반도체 표면을 인식할 수 있게 하고, 이들로 하여금 반도체회로와 같은 작은 배열을 구성하도록 한 것은 세계 처음이다"며 "파지디스플레이 기술을 이용해 거의 모든 나노입자들을 원하는 간격으로 배열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