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십兆원가치 첨단 조선기술 유출

부산지검, 선박설계업체 대표등 8명 적발<br>저온액화탱크선등 '국가핵심기술'도 포함


수십兆원가치 첨단 조선기술 유출 부산지검, 선박설계업체 대표등 8명 적발저온액화탱크선등 '국가핵심기술'도 포함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수십조원대의 부가가치를 지닌 국내의 첨단 선박건조기술이 무방비 상태로 시중에 대량 유출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 가운데는 저온액화탱크선(LNG·LPG 운반선) 등 정부가 지정한 '조선 분야 7개 국가핵심기술'이 다수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유출된 기술 일부가 중국 등 해외 조선업체로 넘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산지방검찰청은 13일 국내 대형 조선업체의 핵심기술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부산의 한 선박설계업체 대표 문모(36)씨와 K설계업체 기술이사 변모(51)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선박브로커 김모(60)씨 등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대형 조선소에서 근무했던 문모씨 등은 퇴사 후 타 업체로 이직하거나 선박설계업체를 설립한 뒤 ▦18만톤급 벌크선 ▦LNG·LPG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들의 선박배치도ㆍ설계도면 등을 외부로 빼돌렸다. 이들이 유출한 자료에는 국내 조선업체가 건조하는 선종의 80%에 적용되는 핵심기술이 망라돼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18만톤 벌크선과 LNG·LPG선은 각각 1대당 900억원, 2,200억원에 거래되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국내 조선업체의 주력 수출품목이다. 이들은 특히 자신들이 근무하던 회사의 핵심기술을 외장형 하드디스크나 e메일을 통해 유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업체들의 허술한 보안관리 실태가 낱낱이 드러난 셈이다. D조선사에 재직하던 문씨는 지난 2006년 초 퇴사하면서 회사 임원의 ID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선박 800여척의 사양서와 설계도면 등 7,400개의 파일을 외장형 하드디스크에 저장해 경쟁사에 넘겼다. 유명 중공업체 직원이었던 변씨는 조선소 설계업체 설립을 목적으로 선박 수십척에 대한 각종 사양서ㆍ설계도면 등 영업비밀이 담긴 50여개의 파일을 USB 메모리에 저장해 유출했다. 문씨와 변씨는 또 C중공업 상무 김모씨, 조선소 설계 전문가 장씨 등과 공모해 D조선ㆍH조선ㆍS조선 등으로부터 빼돌린 영업비밀 파일 6,000여개를 e메일 등을 통해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들은 회사의 핵심기술을 하드디스크 등 눈에 뻔히 보이는 외부 저장장치를 통해 외부로 유출했지만 그 과정에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검찰은 "국내 대형 조선업체의 영업비밀이 이처럼 한번에 대량으로 유출된 것은 사상 처음"이라며 "국내 조선업계 간 과도한 경쟁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이지만 해외 합작 등을 통한 해외 기술유출 가능성도 있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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