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독단적 통상정책 '제동'

WTO '버드수정안' 철폐판결 의미·전망세계무역기구(WTO)가 유럽연합(EU)ㆍ한국 등이 주장한 미국의 이른바 '버드수정안' 폐지를 받아들임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간 무역 분쟁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WTO의 분쟁해결기구(DSB)는 17일 2000년 10월에 의회를 통과한 미국의 '버드수정안'이 WTO 협정을 위배, 철폐돼야 한다면서 한국 등 11개 제소국의 손을 들어줬다. 아직 상소라는 절차가 남아있지만, 최종 결정이 크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000000라 미국의 반덤핑 제소 남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또 철강 세이프가드 등 미국의 독단적인 통상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버드 수정안은 반덤핑 관세 부과로 거둬 들인 돈을 자국내 관련업체에 나눠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법안 시행 첫해인 2002년 미국 기업들은 2억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이를 통해 지급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반덤핑 남발 방지 및 철강분쟁에도 영향 미칠 듯 이번 잠정 결정은 미국의 행위가 WTO가 정한 보조금 지급 범위를 넘어섰음을 판결한 것이다. 반덤핑 관세 부과로 모은 돈을 미국 내 경쟁기업에 기술 개발비 등의 명목으로 배분하는 것은 외국기업에 이중 처벌을 가하는 제도일 뿐 아니라 반덤핑 제소의 남발을 유도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버드 수정안에 대해 철폐라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한 것은 WTO 관련협정에 위배되는지의 여부만을 판정하고 구체적인 조치에 관해서는 당사자간 협의에 넘기는 기존 관례에 비춰 미국의 완패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보조금 지금을 노리고 외국기업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남발하는 미국기업들의 행위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판정이 반덤핑과는 다른 분야이기는 하지만 철강세이프가드와 관련해서도 미국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철강 세이프가드 역시 경쟁에서 패한 미국 철강업체를 돕기 위해 취해진 조치인 만큼 WTO가 정한 보조금 지급범위를 넘어섰다는 판정이 나올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미국, 강력반발 미국은 WTO에 상소를 준비하는 등 이번 조치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 관세 배분 문제는 WTO가 관여할 바가 아니라면서 상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의회 역시 버드 수정안을 한 글자로 고칠 수 없다면서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만약 미국이 상소할 경우 최종 결정까지 앞으로 6~7개월 가량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제소관련 최종 보고서가 9월 쯤 나올 예정이며 미국은 이후 60일 이내에 상소를 할 수 있다. 미국의 상소에 관한 최종 판결은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나 이번 결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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