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이르면 내년 6월부터 중국과 미국 쌀은 물론 타이의 안남미, 인도ㆍ파키스탄의 향미(香米) 등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쌀 협상 결과 그동안 쌀과자 등 가공용으로만 공급되던 수입 쌀이 내년부터 제한된 물량 내에서 시중에 유통되기 때문이다.
이들 수입 쌀은 부패를 막기 위해 일단 현미 상태로 조달청이나 농수산물유통공사를 통한 국영무역 형태로 들어온 뒤 국내에서 탈곡과정을 거쳐 일반에 공매된다.
또 최고낙찰가 순서로 수입권을 배분받은 민간회사에서 수입 쌀을 다시 2~10㎏ 단위로 소포장한 뒤 원래의 상표를 붙여 시장에 내놓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수입 쌀이 국산 쌀보다 낮은 값에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일반에 공매할 때 정부가 수입 쌀에 대해 국내외 가격차만큼 수입부과금을 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대략 국내외 가격차의 70~90% 정도를 수입부과금으로 붙인 가격이 최저낙찰가가 되기 때문에 실제 시장에서는 국산과 비슷한 값에 거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밥쌀용으로 수입되는 쌀은 내년 2만2,558톤에서 오는 2014년 12만2,610톤으로 전체 쌀 소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5%에서 3.7%까지 늘어난다.
당장 국내 쌀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수입 쌀의 방출이 늘어날수록 국내 쌀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만큼 수요감소에 따른 국산 쌀값의 간접적인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국내 소비량이 줄고 있는데다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이미 외국산 ‘고품질 쌀’ 수요가 상당히 형성돼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 쌀이 밥쌀용으로 시판될 경우 1만톤이 풀릴 때마다 쌀 가격을 1㎏당 10원씩 떨어뜨리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내년의 경우 80㎏짜리 쌀값을 2,000원 가량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다양한 쌀을 맛볼 기회를 갖게 되는 반면 쌀 농가 입장에서는 가격하락 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