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순 시장 정부경제정책 맹공/“한보지원 앞서 경제성 검토해야”

◎일부선 “대권행보 신호탄” 분석도/도산아카데미연 세미나조순 서울시장의 최근 행보가 심상찮다. 한보사태 여파로 여야정치권이 모두 심한 상처를 입은 가운데 대권 주자로 끊임없이 거론돼온 조시장이 전면에 나서 그동안 극도로 자제해온 중앙정부의 경제정책과 정치권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조시장은 19일 힐튼호텔에서 열린 도산아카데미연구원 초청 조찬세미나에서 「국제경쟁력과 지방자치」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문민정부의 개혁정책은 소리만 요란할 뿐 사실상 실패했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조시장은 또 『현 정부는 국가의 장래에 대한 희망은 물론 비전조차 국민들에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조시장은 이어 『개혁이 실패한 이유는 현 정부가 개혁의 본질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을 반영하지 못한데다 개발연대의 전근대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서 조시장은 현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원인을 조목조목 지적한 뒤 회생을 위한 해법도 함께 제시해 관심을 모았다. 조시장은 『정부나 민간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소리만 요란할 뿐 아직까지 아무런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제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경쟁력을 염려하기 보다 시장경쟁의 원리에 입각해 기업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시장은 한보사태와 관련, 『뇌물을 주고 받은 경위를 밝히고 당사자들을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기업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철강업은 기간산업이고 또 이왕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하도록 했으니 앞으로 2조원을 더 투입해 일단 기업을 살려야 한다고는 하나 세계화시대에 기간산업, 비기간산업 구분은 무의미하다』며 『2조원을 누가, 무슨 근거로 지원할 것인가, 과연 지원할만한 경제성이 있는가부터 검토해야 한다』며 정부의 무턱댄 지원대책에 일침을 놓았다. 이와함께 조시장은 『돈 안드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정치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전제한 뒤 『조선왕조시대의 세도정치처럼 일부 정치인들만의 게임으로 전락한 정치를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며 3김퇴진 주장 암시성 발언을 해 눈길을 모았다. 조시장은 이같은 지적은 경제학자이자 경제기획원장관을 지낸 경제통으로서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훈수 차원을 넘어선 것으로 그동안 줄기차게 부인해 왔던 대권행보의 신호탄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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