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발 앞선 제품으로 시장 창출… 구본무의 승부수

■ LG, 올 20조 사상 최대 투자<br>TV^스마트폰 등 전자에 13조 쏟아부어 "시장 선도"<br>신사업 투자도 본격화… 진위·마곡단지 조성 탄력



LG가 올해 단행하기로 한 사상 최대 투자에는 남들보다 한 발짝 앞선 제품으로 직접 시장을 창출해나가야 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LG그룹의 올해 투자 규모 증가율이 20%에 육박하는 점은 구 회장과 LG그룹의 절박함과 투지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LG는 2011년 21조원의 투자를 계획했다가 시황부진으로 19조4,000억원으로 축소한 후 지난해도 16조원대로 투자 규모를 줄였다. 그러나 올해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분야인 TV와 스마트폰ㆍ통신 부문의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공격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구본무의 시장선도론, 공격투자 이끌었다="세계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시장선도 상품, 한발 앞선 기술과 남다른 생각으로 고객의 만족을 넘어 감탄을 자아내는 상품을 반드시 만들어 내야 합니다." 구 회장이 2일 그룹 내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신년 인사회 자리에서 강조한 말이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2013년 LG의 화두로 시장선도와 철저한 실행을 제시했다. 시장에서 앞서나가는 것만이 LG의 길이라는 구 회장의 지론을 거듭 확인한 셈이다.


구 회장은 또 지난해 10월 임원세미나에서 "시장선도에 지향점을 두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할 수 있도록 업적보고회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시장선도 관점에 투자와 핵심인력 확보 방안을 점검하겠다는 뜻이었다.

이에 올해 LG의 투자계획을 살펴보면 세계 시장을 이끌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TV와 스마트폰 분야에 초점을 두고 있다. TV용 디스플레이는 물론 카메라 모듈 및 소형 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 부품, 디스플레이용 유리 기판, 롱텀에볼루션(LTE) 통신 기술 등이 올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올해 전체 투자 중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ㆍLG이노텍 등 전자 부문에 쏟아붓는 투자금액이 전체 67%인 13조4,000억원에 달하는 점은 LG가 생각하는 시장선도의 방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설 투자 중심은 디스플레이=LG의 올해 투자계획을 보면 시설 부문에 14조원을 투자한다. 회사별로 보면 LG디스플레이가 초고해상도 모바일용 LCD패널(LTPS)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산화물 반도체(Oxide TFT) 생산라인 구축에 나선다. 화학 부문에서도 LG화학이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등 석유화학제품은 물론 파주 LCD 유리기판 및 광학필름 생산 라인 확대에 나서면서 전반적으로 디스플레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및 TV 생산라인을 확충하며 LG이노텍은 스마트폰 용 카메라 모듈과 터치윈도,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용 인쇄회로기판 라인 증설에 투자한다.


LG전자의 신사업 추진을 위한 시설투자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은 올해 전자 부문 투자 중 핵심 분야로 산업단지 조성을 편성했다. 이에 LG전자가 평택시에 조성하기로 한 진위산업단지 및 서울 마곡지구 단지조성 계획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011년 9월 평택시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맺고 총 264만㎡ 부지에 태양광과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수처리 시설 등 미래 성장동력 사업 연구개발(R&D) 및 생산단지를 만들기로 했다. 이는 기존 평택 휴대폰 TV 단지(59만㎡)의 4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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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별 중장기 핵심 기술개발 노린다=LG그룹은 R&D 부문에 올해 총 6조원을 투입한다. 이 역시 LG그룹 사상 최대 규모다. 전자부문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울트라HD TV, 올레드(OLED) TV, 스마트TV 제품 차별화 기술 개발에 집중하며 LG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Flexible) 및 투명 디스플레이 개발에 속도를 낸다. LG디스플레이는 특히 오는 2016년을 목표로 60인치 투명 OLED 패널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차세대 LED 소자 및 신사업인 차량용 부품 R&D에 자금을 투입한다.

화학 분야에서는 LG화학이 고용량고출력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고품질 LCD유리기판, 3D FPR필름 기술에 집중한다. LG생명화학은 신약 및 바이오 의약품, LG하우시스는 정보기술(IT) 기기용 고분자 소재 개발에 나선다. 통신 분야에서는 LTE 기술에 집중한다.

LG 관계자는 "아무래도 OLED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기기 시장이 성장기에 있어 디스플레이 분야 연구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스마트폰과 스마트TV의 소프트웨어도 중요한 투자 영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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