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메라 기능에 미래달렸다"

유럽이통업체 사진기 장착 휴대폰에 승부수'휴대폰의 미래는 카메라 기능에 달려있다' 오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유럽 이동통신 업체들이 '사진'에 재기의 희망을 걸고 있다. 이동통신 초강국인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카메라 장착 휴대폰이 정체 상태에 빠진 시장에 재활의 동력을 불어 넣어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가장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업체인 영국 보다폰. 일본에서 내부장착 카메라를 통한 화상메일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J폰을 인수한 보다폰은 이미 시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독일, 포르투갈을 포함해 올 가을에는 영국 등 유럽 7개국에서 사진화상 메일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다. 보다폰은 7개국의 기존 가입자들 가운데 50% 가량을 끌어 들인다는 목표를 세워 놓은 상태다. 지난해 11월 보다폰 산하로 들어간 일본 J폰의 경우 사진화상 메일 서비스인 '샤메일'을 실시한 이후 약 1년 반 만에 가입자 수 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쾌속 행진을 하고 있다. 카메라 장착 휴대폰은 보다폰 뿐 아니라 수익성 악화로 고전을 거듭해 온 대부분의 유럽 이동통신 업체들 눈에 소생의 빛으로 비쳐지고 있다. 도이체텔레콤 자회사인 T모바일 영국 사업부문 책임자인 해리스 존스는 "향후 수익개선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지난 2년간 답하지 못했던 문제의 해결책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업계의 기대를 대변했다. 카메라 장착형 휴대폰이 유럽 이동통신 업계에서 이처럼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소비자들에게 먹혀 들어갈 것이란 예상 때문. 성능 면에선 앞서지만 생소한 용어와 기술이 동원되는 바람에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앞서는 3세대(3G) 휴대폰과는 달리 누구나 친숙하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능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기가 한층 쉽다는 것. 세계 최초로 3G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기염을 토했던 일본 NTT 도코모의 경우 지난해 10월 서비스 개시 이후 지난 5월 말까지 가입자 수가 70만명에 못 미치는 등 다소 부진한 양상을 보이자 한 발 물러서 지난달부터 카메라 장착 휴대폰 서비스를 실시하고 나섰다. 덕분에 5월중 한때 46.8%까지 떨어졌던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말 63%를 육박하는 수준으로 회복됐다. 유럽 업체들은 또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문자 메시지 서비스의 토대 위에서 이를 발전시킨 서비스인 만큼 차기 수익 사업으로 실패의 여지는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이동통신 업체들이 문자 메시지 서비스에서 올리는 수익은 전체 수익의 10~15%. 여기에 화상 서비스를 도입하면 통화 외 부가가치가 한층 높아지면서 수익 구조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게 업체들의 계산이다. 하지만 '해결사'로 급부상한 신규 서비스가 과연 기대치에 미칠 지에 대해선 의문의 여지가 있다. 가장 문제시되는 것은 단말기. 현재 보급돼 있는 카메라 장착형 단말기는 소니와 에릭슨이 공동 개발한 'T68i'정도여서 좀처럼 휴대폰 단말기를 교체하지 않는 유럽인들이 기존의 단말기를 내다버릴 정도로 이 서비스에 매료될 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서비스 이용료도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본의 '샤메일'서비스의 경우 사진 전송 한 건 당 8엔(0.07유로)이라는 저렴한 요금이 인기몰이에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건 당 수수료 형식으로 요금을 부과하려는 유럽 업체들의 경우 사용료는 0.5~1유로 수준에 달해 젊은 세대에게는 무시 못할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런던 소재 SG 증권의 이동통신 애널리스트인 신 존스톤은 "이 서비스가 모든 업체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업체들이 이를 통해 수익 개선 효과를 보기까지 적어도 6개월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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