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에 의료용 시약을 넣은 가짜 벌꿀 수천톤이 시중에 대량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안상돈)는 가짜 벌꿀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양봉업자 정모씨와 식품업자 김모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효소의 일종인 '인베르타아제'와 설탕을 섞어 제조한 가짜 벌꿀 4,700톤을 제조해 김씨 등이 운영하는 식품업체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가 이 기간 벌어들인 돈은 78억원에 달했다.
식품업체 D사의 이사인 김씨 등은 정씨로부터 받은 가짜 벌꿀에 진품을 혼합한 뒤 식품·제과회사ㆍ대형마트 등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베르타아제는 식품첨가물의 일종이지만 정씨가 사용한 것은 의료연구용 시약으로 수입됐기 때문에 인체유해성 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정씨 등이 제조·유통시킨 가짜 벌꿀을 다량 복용한 사람의 경우 결과적으로 몸에 해로운 설탕만 과다 섭취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가짜 벌꿀을 없애려면 원료인 인베르타아제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관련 부처에 이 원료를 수입품 유통이력관리 물품으로 지정하도록 의견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