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의 국민들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우리나라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FTA 체결로 수입물가가 내려가고 한국산 자동차 등의 수출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미국ㆍ중국 등 외국과의 FTA 체결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59.7%가 '수출이 늘어나는 등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60%에 가까운 국민들이 FTA의 효과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농민들이 어려워지는 등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답은 33.8%에 그쳤고 '잘 모르겠다'는 반응은 6.4%였다.
문제는 FTA를 바라보는 시각이 연령별로 차이가 많다는 점이다. 50대 이상에서는 FTA 효과를 인정하는 이들이 무려 67%에 달했지만 20대에서는 54.5%에 그쳤다. 20대에서는 FTA가 도움이 안 된다는 답변도 42%나 나왔다.
촛불집회에서도 나타났듯 젊은층에서는 FTA를 이념 문제와 결합시켜 생각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FTA는 선택이 아닌 필수일 수밖에 없음에도 아직 적지 않은 국민들이 FTA의 중요성을 덜 깨닫고 있다는 얘기다. 투자자국가간소송제도(ISD) 등 FTA와 관련된 일부 과장된 괴담이 20~30대가 FTA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치권이 FTA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선주자들의 경우 이미 발효된 한미, 한ㆍ유럽연합(EU) FTA 외에 중국과의 FTA 협상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를 밝히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민들은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유망한 산업으로 여전히 제조업을 꼽았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두 항목만으로 나눠보면 제조업을 선택한 이들(66.1%)이 서비스업(33.9%)의 약 두 배에 달했다.
항목별로 보면 새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오ㆍ나노 등 신생 제조업이 가장 유력하다고 응답한 이들이 40%나 됐다. 자동차ㆍ전자 등 전통 제조업은 26.1%, 문화ㆍ관광 등 전통 서비스업은 26.1%의 지지를 얻었다. 의료ㆍ법률 등 지식서비스업은 14.3%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업을 보다 더 확대해야 한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아직 제조업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향후 경제정책 방향을 세울 때 서비스업의 중요성을 더 알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