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8조원 규모 매장…25년간 채굴권 확보"

사할린 가스전 개발 나선 KCO에너지 회장 전대월



"사할린이라는 입지상의 특성과 잘 갖춰진 인프라를 감안하면 러시아 내수는 물론 한국과 일본 및 중국으로의 수출에 유리할 것입니다." 최근 러시아 사할린 소재 '보스토츠노-고로마이스키' 가스전 개발 및 생산권을 확보한 KCO에너지의 전대월(49ㆍ사진) 대표이사 회장은 30일 "세계 10대 에너지 소비국인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확보는 절대적"이라며 가스전 개발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KCO에너지의 투자회사인 러시아 소재 유전개발업체 톰가즈네프티는 지난 17일 사할린주 지하자원 관리국 '사할린테드라'에서 주관한 입찰을 통해 25년간 이 구역의 탐사, 탄화수소의 개발과 생산 권리,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톰가즈네프티는 KCO에너지가 24%를, 전 회장이 2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유한회사다. 전 회장은 이번에 개발하게 된 '보스토츠노-고로마이스키' 가스전에 대해 "향후 25년간 개발이 유효하며 5,790억 입방피트에 8조6,000억원에 달하는 자원이 매장돼 있다"며 "이는 현재까지 러시아 정부에서 탐사한 자료만으로 산출한 매장량이고 향후 추가적인 탐사로 매장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유가 상승과 향후 천연가스 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가스전의 추가적인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전 회장은 가스전에 대해 "사할린-2 액화천연가스 기지까지 연결된 가스 파이프라인이 이미 구축돼 약 7㎞ 정도의 가스관만 연결하면 바로 가스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 도로 및 협궤 철도, 송유관, 가스 파이프 라인 등 배후 인프라가 이미 90% 이상 갖춰진 지역으로 소액의 사용료만 지불하면 모두 이용 가능해 막대한 초기 투자비가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위해 중국 쪽과 컨소시엄을 맺을 계획인 그는 "2개월 전부터 추진해왔으며 약 한달 전에 중국 측에 양해각서 서류를 보냈고 현재 중국 측에서 양해각서를 검토, 수정 중"이라며 "7월 중에는 좀 더 구체적인 협상을 위해 미팅을 진행하고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KCO에너지는 또 톰가즈네프티가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라마논스키와 유즈노-다긴스키 광구의 시추를 위해 최근 21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라이선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역 탐사를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9월부터 2개의 유정 시추를 위해 실사준비 작업을 위한 캐나다 석유전문가를 7월13~30일 현지에 파견할 계획"이라며 "다긴스키 광구의 유전 생산을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보스토츠노-고로마이스키 가스광구 7㎞ 가스관 연결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여정부 시절 러시아 오일게이트 특검에서 기소되고 지난해 8월 배임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은 전 회장은 이번 가스전 확보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검찰수사에 대해 그는 "검찰에서는 당시 내가 600억원 규모의 지분 차익을 다른 곳에 사용했을 것이라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실제로 경주에 있는 자동차부품공장의 매출액이 계속 감소해 적자를 메우고 인건비를 충당하기 위해 한달에 수십억원씩 투입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 회장은 "당시 검찰에서는 범법행위에 대한 수사를 한다고 밝혔지만 정치 특검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주장한 뒤 "검찰은 내가 석유 매장량과 생산량을 부풀려 톰가즈네프티사의 주식 가치를 과대 평가한 보고서를 받았다고 했지만 그것은 러시아 정부가 평가한 기준 매장량을 무시하는 것이고 회사 인수 직후 채굴권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인도와 캐나다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었고 미국 남부 멕시코만 유전 인수계약도 추진 중이었는데 압수수색으로 회사 신뢰도가 떨어져 자금줄이 막혔다"며 "좋은 유전들이었는데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전 회장은 "우리가 경쟁해야 할 대상은 다른 국가의 회사들인데 한국 안에서 마찰이 생겨 안타깝다"며 "정부 부처에서 안목을 넓게 갖고 정치적 계산 없이 자원 확보를 위해 뛰는 민간업자들을 지켜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한달에 200여차례 비행기를 탄다는 그는 "에너지 자원 확보에 있어 중동 쪽에만 의지하면 에너지의 자주적인 확보가 어려워진다"며 "과거의 일로 불편한 부분도 있지만 정부와도 협력해갈 수 있는 부분은 서로 도와 이번 사업이 국가적으로도 큰 이익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 '자원의 보고' 사할린은 어떤 곳? 원유 18억톤·가스 2조㎥ 매장… 다국적 에너지 기업들 각축장 외국기업 지분 제한등… 러, 규제 갈수록 높여 4월 LNG 국내 첫 반입… 北경유 가스도입도 추진 러시아에 사할린주, 사하공화국, 캄차카 지방, 하바로프스크 지방 등이 있는 극동 지역은 자원개발의 핵심이다. 사할린은 러시아 최초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가 들어설 정도로 러시아의 극동지역 가운데 자원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지난 5월까지 녹지 않는 유빙과 척박한 기후로 미개척지였던 사할린은 자원개발 붐이 일고, 또 아시아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자 한ㆍ중ㆍ일 등 아시아 수출거점으로 떠올랐다. 사할린이 엑손모빌,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의 오일메이저와 중국 CNPC,일본 미쓰비시,인도 ONGC 등 주요 국가 에너지 기업들의 전쟁터가 된 것도 그만큼 러시아 전체의 자원개발에서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더구나 4월에는 '사할린2' 에서 생산된 러시아의 LNG가 국내에 첫 반입된 데 이어 앞으로 북한을 경유해 시베리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PNG)을 통해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데 이 프로젝트 역시 사할린이 거점 도시다. 과거에는 일제에 의해 강제 징용된 동포들이 하염없이 귀국선을 기다리던 '망향의 바닷가' 였던 사할린이 현재는 자원개발을 계기로 우리나라에도 의미가 남다르다. 사할린에는 모두 69개 지역(2007년 기준)에 에너지자원이 매장된 것으로 분석됐다. 유전 11개, 가스전 17개, 액화가스전 6개, 가스유전 14개, 석유가스전 9개, 석유액화가스전이 12개에 이른다. 전체 매장량은 석유가 18억톤(액화가스 포함), 천연가스는 2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사할린의 자원개발에 불이 붙으면서 2007년까지 1,490만톤의 석유가 채굴됐는데 이는 2006년보다 2.4배 증가한 것으로 한해 기준으로 역사상 최대 규모다. 같은 해 가스채굴 역시 64억㎥로 2006년에 비해서는 2.9배가 늘었다. 개발ㆍ생산 단계에 돌입한 사할린 1ㆍ2광구의 원유 매장량은 총 32억배럴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원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할린은 러시아 연방정부가 추진하는 자원개발의 중심지" 라며 "사할린 9개 프로젝트 중 가시화된 것은 두개뿐으로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 고 강조했다. 사할린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게 현재 정부 차원에서 개발을 했거나 진행 중인 사할린1~6까지의 석유ㆍ가스 개발 프로젝트다. 사할린1은 엑손모빌(지분 30%) 등이 개발한 곳으로 현재 하루에 25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사할린2의 경우 가스프롬(지분 50%) 등이 개발에 성공했고 우리나라에 연간 150만톤의 LNG를 수출하는 등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사할린3~사할린6는 모두 탐사 초기단계다. 6개의 사할린 프로젝트는 원유ㆍ가스 등의 매장량이 막대해 개발 초기와 달리 러시아의 입김이 세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도 사할린에 외국 자원기업의 진출이 많아지자 러시아 역시 장벽을 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하원은 석유 등 '전략산업' 에 대해 외국기업의 지분소유를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할린 개발에 열을 올렸던 BP의 '완전 철수'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는데 이는 러시아 정부의 자원 국유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날로 영향력이 커지는 다국적 오일메이저에 위협을 느낀 러시아 정부는 주요 유전의 외국인 지분을 51% 미만으로 통제하고 세금을 대폭 올리는 등 노골적인 외국계 견제와 국영기업 밀어주기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의 투자 메리트는 자연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자원개발 전문기업들의 평가다. ● '보스토츠노-고로마이스키' 가스전은… ■ 매장량 1억배럴…거리 가까워 한국등 수출 유리 북사할린 동부 노글리크스키와 오힌스키 행정구역에 위치한 ‘보스토츠노-고로마이스키’ 가스전은 사할린 프로젝트 제1광구에 속해 있으며 가까운 곳에 차이보 해상 유전이 있다. 인근 도로 서쪽에 있는 가스관과 남쪽의 송유관이 포기비 마을을 통해 보스토츠노-고로마이스키 가스전과 대륙을 연결해주고 있다. 사할린이라는 지리학적 특성상 한국ㆍ일본 및 중국으로의 수출에 유리하다. 러시아 연방 유용광물 국가 매장량 등록부에 명시된 ‘보스토츠노-고로마이스키’ 가스전의 C3 매장량(2008년 1월1일 등록)은 총 164억 입방미터(5,790억 입방피트), 콘덴세이트(압축가스) 100만톤 등이다. 매장량을 배럴로 환산하면 약 1억351만6,000배럴이며 그 가치는 8조6,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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