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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제2의 이건희 회장 나오려면


A씨는 장관과 기관장을 지낸 뒤 현재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재산이나 직급으로나 우리 사회의 상위 1%에 속하는 인물이다. 그는 핵심 요직에 있을 때도 그렇고 현재도 이건희 회장, 구본무 회장, 정몽구 회장 등 2세 재계 총수는 물론 3세 경영인과도 종종 만난다. 그는 그들을 만날 때 전혀 주눅들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그도 요즘 '3세 경영인'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과 전혀 다른 세계를 사는 것 같다"는 말을 하고는 한다. 그는 2세 경영인에 대해서는 동질성을 느낀다고 한다. 이유는 환갑을 넘긴 같은 구 세대라는 점 때문만이 아니다. 혹독한 어려움을 물리치고 한국 경제를 같이 이끌고 성장시켜왔다는 게 그것이다. 사실 2세 경영인들은 한국경제 발전과 같이 살아온 인물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그 과정에서 국민과 같이 호흡을 해왔다. 이렇다 보니 한국 경제에 대한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이건희 회장의 '부정부패' 발언에 대해 한국 사회가 떠들썩 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3세 경영인들은 다르다. 그들은 첫 출발부터 아버지인 2세 경영인들이 쌓아놓은 엄청난 부(富)에서 출발했다. 그 부는 2세 경영인들이 1세로부터 물려 받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상위 1%에 속하는 그도 재계 3세에 대해서는 '도대체 동질성을 찾을 수 없다'고 느끼고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A씨는 이런 현실을 무척 안타까워하고 있다. 진정한 재벌 문화는 이들 3세가 만들어가야 하는데 첫 출발부터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들 사이에서 2세 경영인에 대해서는 잘못도 있지만 공을 인정하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3세 경영인에 대해서는 '아버지를 잘 만나서'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이건희 회장의 파워는 '삼성' 이라는 거대 조직의 수장 외에도 국민들이 그의 업적을 인정하고 있는 데서 기인한다. 과연 현재 재계 3세들 가운데 한국 경제ㆍ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미칠 인물이 나올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 우선 국민들과 멀어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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