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휴대인터넷 세상] <중> 황금알이냐 오리알이냐

수익성 우려에 사업자數 논란<br>KT등 "가입자 800만명 예상… 2개가 적당"에<br>SKT선 "서비스.경쟁 활성화위해 3개 바람직"<br>정통부 신중 행보… "지나친 몸사리기" 비판도

[휴대인터넷 세상] 황금알이냐 오리알이냐 수익성 우려에 사업자數 논란KT등 "가입자 800만명 예상… 2개가 적당"에SKT선 "서비스.경쟁 활성화위해 3개 바람직"정통부 신중 행보… "지나친 몸사리기" 비판도 • 와이브로와 WCDMA의 함수관계는? • "서비스 활성화냐 유효경쟁이냐" 선과 공간으로부터의 해방 휴대인터넷에 쏠린 눈지난 12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휴대인터넷 허가정책 방안 공청회에 참석한 관련자들이 김용수 정보통신부 통신기획과장의 주제 발표를 들으며, 준비한 영상물을 쳐다보고 있다./이호재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냐 빛좋은 개살구냐”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을 바라보는 두 시각이다. 와이브로 사업자 선정은 PCS 사업자 선정과 3세대 이동통신 IMT-2000에 이은 ‘3차 통신대전(大戰)’으로 불리지만, 경쟁적으로 사업권 획득에 나선 업체들조차도 장미빛 사업성에는 물음표를 단다. 자칫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IMT-2000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숱한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핵심 이슈는 사업자수=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는 와이브로 사업자를 2개 또는 3개 선정하는 안을 제시하고 자회사분리, 가상이동망서비스(MVNO), NOㆍSP 분리방안 등 3개의 경쟁보완장치를 추가로 내놨다. 이러한 허가정책의 근간에는 와이브로 서비스 개시 이후 6년만에 최대 가입자 930만명, 서비스 매출 3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자리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사업자수는 3개 이하가 적당하며, 2개 사업자로 과점 체제를 형성할 것인지 3개 사업자로 경쟁을 활성화시킬 것인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게 정통부의 입장이다. KTㆍ하나로텔레콤 등 유선사업자들은 2개 사업자 체제를, SK텔레콤ㆍ데이콤(LG텔레콤) 등은 3개 사업자 체제를 주장하며 한치 양보없는 설전을 펼치고 있다. 차세대 통신산업으로서 와이브로의 자리매김과 사업성 등에 대한 논쟁은 결국 각 업체들이 사업자 숫자를 놓고 벌이는 주판알 튕기기 경쟁에 다름 아니다. 이에 정통부도 “사업자수만 정해지면 나머지 이슈들은 쉽게 정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시장성 예측이 너무 낙관적"= KTㆍ하나로텔레콤 등은 정부의 와이브로 시장 예측이 너무 낙관적이라고 보고 있다. 최대 가입자 숫자가 정부 예측 930만명이 아닌 700만~800만 정도로 예상되는 데다, 정부가 제시한 월 이용요금도 3만원 이상이 아닌 2만원 이하로 낮춰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설령 정부의 수요예측을 받아들이더라도 그 정도 규모의 시장에 3개 이상의 사업자를 포진시키는 것은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것이 명약관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3,600만 가입자로부터 월 3만~4만원의 요금을 받는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3위 사업자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데 그보다 훨씬 시장이 작은 와이브로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는 논리다. 반면 SK텔레콤, 데이콤 등은 공정경쟁과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3개 사업자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2010년까지 최대 1,1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자체예측을 근거로 3개 사업자 체제도 유지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이 가져올 소비자 편익을 내세워 ‘2강 구도’의 고착화를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쟁 서비스가 너무 많다= 와이브로는 처음 논의될 당시만 해도 새로운 황금시장을 열어줄 성장동력으로 각광 받았지만 현재는 유선과 무선통신의 가교(bridge) 역할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차세대 서비스로 여전히 유효하다고는 해도 휴대인터넷의 상품성과 파괴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와이브로와 직간접적으로 경쟁관계를 형성할 통신 서비스들이 여럿 있다는 점도 비관적 전망에 한몫을 한다. 와이브로 서비스가 시작되는 2006년은 화상전화와 고속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WCDMA 서비스, 휴대단말기로 다채널 TV를 보는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시점이다. 일반 가정의 초고속인터넷도 휴대인터넷보다 10배 이상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마당에, 과도한 통신비 지출을 유발할 와이브로가 이들과 비교해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통부는 "조심 또 조심"= 와이브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확산되면서 정통부는 당초 예상했던 시장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시장성에 대한 자신은 없는데 사업권을 원하는 모든 사업자에게 문을 열어줄 수밖에 없다는 방침은 변한 게 없다. 와이브로는 유ㆍ무궈淪? 통신ㆍ방송융합의 시대를 맞아 유ㆍ무선 사업자에게 모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장이라며 경쟁을 부추기면서도 한편으로는 규모가 크지 않은 틈새시장일 뿐이니 무리해서 ‘올인’하지는 말라는 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통부가 정책 리스크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몸을 사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장의 특혜시비도 피하고, PCS와 IMT-2000처럼 나중에 정책실패로 판명나더라도 책임을 과당경쟁을 벌인 업체들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것이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 입력시간 : 2004-08-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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