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IT산업의 돌파구

LCD·반도체로 실적부진 극복, 정부도 규제 과감히 풀어야

끝을 모르고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디지털산업의 선봉장 역할을 해온 우리 정보기술(IT) 역군들에 빨간 불이 켜졌다. 국제적으로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환율 하락, 국제유가의 급등이 있고 국내에서는 출자총액제한제, 금융산업규제법, 수도권총량제, 대기업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제한 등의 규제가 엄존한다. 여기에 우리가 거머쥐었던 디스플레이산업의 세계 1위 자리를 탈취하기 위한 일본ㆍ대만ㆍ중국 등의 과감한 대규모 투자 공세에 의한 집요하고도 치밀한 협공 작전에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처한 게 우리 IT산업의 현주소이다. 우리의 시장 점유력의 강점과 첨단 신기술을 적극 접목시켜서 침체된 분위기를 다시 반전시켜야 하겠다. 다행히 우리 IT 업체들의 부진 극복 의지가 하늘을 찌르고 있으므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계가 다시 세계 정상을 탈환할 날도 머지 않았다. 이렇게 판단하는 데는 8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 1순위인 512Mb P램(상변화메모리) 개발에 승부를 걸어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가며 오는 2007년부터는 플래시메모리 및 노어플래시를 대체할 예정이다. 이 신기술은 F램(강유전체메모리)과 M램(강자성메모리)에 비해 대용량화와 양산성이 뛰어나며 데이터 처리 속도가 낸드플래시보다 1,000배가량 빠르다. 둘째, 그동안 LCD가 TV에만 의존했던 것을 탈피, LCD 4세대 어플리케이션 물결이 넘치고 있다. 즉 공작기계, 군용 장비, 항공 군용기 조종석 계기판, 슬롯 머신, 업소용 게임기에도 적용돼 시장 저변화를 꾀하고 있다. 셋째, 삼성SDI가 LCD를 대체하는 차기 디스플레이 기술인 유기발광유기EL(OLED)의 출하량이 1,658만장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해 2년 연속 국가별 점유율 1등을 하고 있다. 넷째, 삼성전자가 원낸드 1Gb 제품 양산에 70나노를 적용해 90나노보다 생산성이 70%의 속도에서 60%로 향상됐다. 낸드플래시와 노아플래시의 장점을 모두 갖춘 원낸드가 고용량, 초고속 부팅 기능, 메모리제품 차별화 및 원가경쟁력을 강화시켰다. 다섯째, 소니와 삼성전자가 7세대에 이어 8세대(사이즈 2200x2500)에서도 20억달러를 공동 투자해 올 여름 8세대를 본격 가동할 샤프와 46인치ㆍ52인치 TV에서 대형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여섯째, LG필립스는 파주에 P7라인(1950x2250) 가동으로 세계 유일의 40인치대 전용 라인으로 2007년 1ㆍ4분기에는 월 9만장의 유리기판을 생산할 예정이다. 일곱째, LG전자는 꾸준한 연구 개발로 타임머신 TV로 1년 새 평판 TV의 50% 시장점유를 달성했다. 마지막으로 2ㆍ4분기부터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 고기능 슬림폰 출시, LCD 가격인하폭 둔화 등 긍정적인 조짐이 보이므로 실적 부진의 터널을 빠져나갈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정부는 뒷받침을 해야 한다. 환율 하락이 수출 업체의 마지노선인 달러당 950원 이하가 될 때에는 달러 매입 등 시장 개입을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또 국제유가 급등에 대한 장기 대책으로 연료전지ㆍ태양열ㆍ태양광ㆍ풍력ㆍ바이오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화석에너지 이용을 줄여 에너지 자급률 50%를 달성해야 한다. 단기 대책은 시간별 단전 조치 시행 및 승용차 10부제, 또는 2부제의 실시가 있다. 또한 IT 업체들의 과감한 투자를 가로막는 총액출자제한제 등은 전부 철폐, 또는 완화해야 한다. 또 참여정부 들어 2만6,000명 이상의 공무원이 늘어난 것은 작은정부 이념에 배치되므로 조직 및 인원을 하루빨리 다운사이징해야 우리 기업들의 투자 마인드가 살아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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