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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계열사들은 남들과 달리 중소기업을 거래처ㆍ납품업체ㆍ하청업체라고 부르지 않는다. ‘삼성가족’이라는 의미에서 협력업체라는 말로 표현한다. 삼성의 상생경영은 지난 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건희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며 강조한 ‘구매의 예술화’에서 시작됐다. 수직적인 관계로만 여겨지던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관계를 수평적인 관계로 바꿔야 한다는 이 회장의 지침이 삼성식 상생경영의 모델을 만들고 있다. 삼성이 일찍부터 상생경영에 힘을 쏟고 있는 배경에는 초일류 기업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수백ㆍ수천개의 협력업체들과의 동반성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는 수백 개의 협력업체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보조를 맞췄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상생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협력회사 지원 및 육성을 위해 2010년까지 1조2,000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원 분야는 ▦공장 선진화 및 설비 국산화 1조500억원 ▦현장지도 및 컨설팅 1080억원 ▦직무 전문교육 320억원 등이다. 삼성 계열사 중 가장 활발한 상생 경영을 펼치는 곳은 삼성전자. 지난해 1만5,000여개 중소 협력사에 거래대금 14조원 전액을 현금 결제해 줬다. 삼성전자의 상생경영은 자금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경쟁력을 갖춘 업체에 대해서는 제조기술과 경영기법 등을 전수함은 물론 경영후계자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협력회사 지원센터는 삼성전자가 자랑하는 상생경영의 하나다. 협력사들이 초미세 가공기술이나 디자인 차별화를 위한 금형기술 개발에 나설 경우 최대 100억원까지 무이자로 지원하는가 하면 재무ㆍ기술 인력 등도 파견해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각 부문 최고 전문가가 3개월동안 해당 협력회사에 상주하면서 생산성 향상과 제조혁신을 이뤄내는 제조혁신 지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삼성전기는 협력사의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윈윈(Win Win) 플라자’를 선보였다. 삼성전기의 윈윈 플라자는 협력사와 공동으로 신제품 개발, 품질, 가격, 기술 경쟁력 강화를 진행하기 위해 삼성전기 수원사업장에 지난해 3월 설치한 83평 규모의 중장기 연수시설로 현재 10여개의 업체가 삼성전기와의 협업을 통해 최고의 전문 부품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환율 900원에도 버티는 'V-900' 대책 제시
'상생경영으로 환율하락을 극복한다' 전남 장성군에 위치한 신아솔물산. 삼성광주전자에 청소기 부품인 드럼 부분품(Drum Assembly)를 공급하는 업체다. 삼성광주전자의 남품업체인만큼 기술력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환율하락에는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신아솔물산에 환율하락 대책을 세워준 곳은 다름 아닌 삼성광주전자. 삼성광주전자는 중소기업 환율대책인 'V-900(Victory-900)'프로젝트를 신아솔물산에 실시하며 환율하락으로 자칫 떨어질 수 있는 경쟁력을 회복시켰다. 'V-900'프로젝트는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환율 900원에도 버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상생프로그램이다. 삼성광주전자는 신아솔물산이 환율하락 등 외부 경영요인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이 '기술혁신'과 '생산혁신'을 통한 원가절감이란 판단아래 신아솔물산과 공동으로 T/F팀을 구성, 혁신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T/F팀은 우선 품질개선, 생산성 향상, 금형개선 등을 추진했다. 생산공정의 레이 아웃(LAY OUT)을 개선해 대기시간 등을 줄이고 드럼 부분품을 간이자동화하고 후가공을 개선해 생산성을 높였으며, 미니드럼의 외관품질을 높였다. V-900프로젝트가 진행되며 신아솔물산은 재고 및 박스 감축에 따라 공간을 확보하게 되고, 신제품을 개발해 조기에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체계를 갖추며 5억9,000만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볼 수 있었고 원가절감은 곧 부품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