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군 편에 나오는 이야기로 거리가 ‘가까운데도 적이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있는 곳이 공격에 충분히 대항할 만한 요새지라는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며 먼 거리에서 도전적이 되는 것은 그들의 의도대로 나오게 하여 중간에서 습격하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뜻이다.
골프를 하다 보면 의외의 곳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스코어를 만들고 마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가 싱글 스코어는 물론 90대도 제대로 깨지 못하는 경우 말이다.
300m가 겨우 넘거나 혹은 약간 모자라는 파4의 홀. 이런 홀은 누가 봐도 버디 홀이다. 그러나 막상 공략하다 보면 분명 수 많은 함정에 빠지게 마련이다. 우선 티 박스가 코스의 페어웨이 좌우 경사에 따라 슬라이스 또는 훅성 라이로 만들어져 있다. 가끔 캐디가 “여기는 슬라이스 라이니 조심하세요”라고 말을 하지만 우리는 쉽게 지나쳐 버리고 그저 연습장 평면에서 치듯이 하고 만다.
코스 중간에는 약간의 구릉 뒤에 벙커나 워터 해저드, 깊은 러프 등이 숨어 있다.
특히 티 샷이 떨어질 만한 곳, 좌우 측에는 영락없이 페어웨이를 따라 긴 벙커가 있게 마련이고 그린은 포대 그린으로 가운데가 불룩 올라와 있어 그린에 볼이 떨어져도 밖으로 굴러 나가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퍼터나 어프로치 웨지로 다시 볼을 갖다 붙여 보려고 하지만 깃대를 향해 떨어진 볼은 홀로부터 얼토당토않게 멀어져 가 버디는커녕 보기, 더블보기 이상의 스코어도 기록하게 만든다. 짧은 홀일수록 얕보지 말고 앞의 상황을 분석하여 안전책으로 공략해 가는 것이 마지막 스코어 합산에 큰 도움이 된다.
적의 상황을 살펴 그 목적을 읽어 내는 것이 손자 병법이다. /유응렬 프로·MBC-ESPN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