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패닉 증시, 불안심리해소 시급하다

내우외환이 중첩되면서 주가가 연일 폭락하는 등 경제 전반에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어제 주식시장은 패닉(공황)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지수가 10%나 폭락해 주식거래를 잠시 중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까지 사상 처음으로 발동됐다. 불안을 넘어 공포심리가 확산되면서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투매양상까지 빚어졌다. 최근의 주가폭락은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긴 하다. 이란의 핵사찰을 둘러싸고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원자재가격이 앙등 하는 등 인플레조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밑돌 것이라는 전망으로 뉴욕증시가 급락하고 일본을 비롯해 대만 등 주요 증시가 동반 하락한 영향도 크다. 그러나 우리 증시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고 그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루머의 증폭에 있다는 점이다. 지난 18일 밤 노무현 대통령의 연두연설을 전후해 주식양도차익과세를 비롯해 근거 없는 각종 세금 중과설이 난무하면서 폭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로 인해 영업일 기준으로 지난 닷새동안 코스피는 8.8%, 코스닥은 무려 20.4% 폭락했다. 시장은 시장자율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가 불안심리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증시폭락의 가장 큰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세금정책에서 비롯된 만큼 당ㆍ정ㆍ청은 조세정책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 대통령의 연설이 있은 뒤 정부와 여당은 저마다 조세관련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책으로 입안되기 전까지 섣부른 개인의견으로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지 말아야 한다. 우리 경제가 오랫동안의 조정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나마 회복세를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은 주식시장의 힘이 컸다. 주가상승에 따른 자산효과로 소비가 회복되면서 경제전반에 기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주식시장이 무너진다는 것은 경제의 회복속도가 그만큼 늦어진다는 의미다. 시장의 불안심리를 해소하는 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투자자들도 가급적 뇌동매매는 자제해 주가폭락을 부추기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