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에 이어 팬택앤큐리텔[063350]이일본 휴대전화 시장 진출을 선언함으로써 양국 휴대전화 업체들간의 '영역 다툼' 이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큐리텔.LG전자, 일본 시장 본격 진출
팬택앤큐리텔은 특히 내년 봄으로 예정된 LG전자의 일본시장 진출보다 앞서 연내에 제품을 공급할 방침이다.
팬택앤큐리텔은 10일 일본 2위 통신사업자인 KDDI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휴대전화 개발에 관한 제휴를 맺었으며 이에 따라 연내에 팬택앤큐리텔 CDMA 2000 1x방식의 휴대전화 수십만대를 KDDI의 단말기부문인 AU와 팬택 공동 브랜드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대당 250-300달러 수준인 이 제품의 공급 수량과 절차 등 구체적인 사항들을 논의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LG전자도 지난달 일본 최대 이통사업자인 NTT 도코모와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인`포마'(FOMA)용 단말기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으며 내년 봄 '새로운 '포마'단말기를 일본 시장에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일본 업체도 국내 상륙할까 이처럼 국내 양사가 일본 시장에 본격 진출함에 따라 일본 업체들도 국내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지금까지 일본 시장에 휴대전화를 수출하지 않고 있고 카시오,산요 등 일부 일본 업체들도 한국 생산업체들을 통한 ODM(제조업체 설계생산) 방식으로 소량의 제품만을 국내에 공급했었다.
그러나 LG전자, 팬택앤큐리텔 등 국내 굴지의 휴대전화 업체들이 일본의 차세대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을 겨냥해 제품 출시를 본격화함으로써 양국간의 '신사 협정'이 사실상 폐기되면서 3G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업체들의 역공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 업체 한국 진출 "쉽지는 않을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도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당장양국 업체간의 본격적인 영역전쟁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양국의 이동통신 방식이 상이하고 양국 모두 강력한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확고하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상대국에 진출하는 것이 용의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노근창 연구원도 "삼성전자[005930], LG전자, 팬택앤큐리텔 등 국내 업체들의 기술수준이 높고 시장 장악력이 강해 노키아도 진출을 시도하다 포기했고 모토로라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일본 업체들의 국내 시장 공략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일본 진출 안한다"입장 고수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부터 NTT도코모로부터 3세대 WCDMA(광대역코드분 할다중접속)폰이나 2.5세대 GPRS단말기를 공급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으나 일본 휴대전화 업체가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할 필요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제품을 공급하지 않기로 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NTT 도코모가 개발비까지 지원하겠다며 공급을 강력히요청했었다"면서 "그러나 일본 3세대 시장 규모가 연간 1천500만대이고 NTT 도코모에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6-7개인 상황에서 큰 이득도 없이 양국간 시장만 교란되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