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과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세가 복합변수로 작용해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외환시장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두 가지 변수를 잠재울 수 있는 새로운 모멘텀이 나오지 않는 한 단기적으로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1,180원선이 뚫린 것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을 재료로 한 전세계적인 달러 강세 현상 때문”이라며 “여기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10일까지 9일 연속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달러 환전수요가 늘어 환율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어느 정도 시장에 반영되기는 했지만 인상시기가 확실해질 때까지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의 이 같은 추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 환율은 1,200원선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원화 약세에 대해서도 외환당국이 어느 정도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로 인한 ‘주가폭락-환율급등’의 악순환 구도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완전경쟁시장인 주식시장보다는 개입의 여지가 큰 외환시장 쪽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외환당국은 환율 하락기에 강력한 개입에 나섰던 것과 대조적으로 사실상 시장을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이날 개장과 함께 0.07%포인트 오른 4.49%로 시작했지만 주가폭락에 따른 채권 매수세가 몰리면서 상승폭이 좁혀져 결국 보합 수준으로 끝났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6월 금리 인상설로 인한 채권 값 하락요인과 주가폭락으로 인한 채권 값 상승요인이 서로 맞서면서 상승폭이 둔화됐다”며 “그러나 거래는 한산해 채권시장마저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