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항공업계, 美 '울고' 유럽 '웃고'

美 요금저가경쟁등 경영난 갈수록 심화 9.11테러 여파와 저가 출혈 경쟁으로 미 항공업계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항공사들은 최근 큰 폭으로 이익이 증가,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15일 유럽의 항공사들이 최근 오랜 동안의 강도 높은 비용절감 노력과 미 항공업계 침체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경우 올들어 파산보호 신청을 낸 항공사가 최근의 US 에어웨이를 포함, 3개업체에 이를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추세. 여기에 미국 제2위의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역시 비용절감 노력이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경우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15일 공식 발표하는 등 업계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반면 유럽의 상당수 업체들은 9.11테러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을 뿐 아니라 지난 몇 년간의 경영구조 개선 노력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라인의 경우 2ㆍ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3배나 증가했다. 네덜란드의 KLM역시 영업이익이 2배나 뛰었으며 최근 분기 흑자를 낸 스칸디나비아 항공사 SAS역시 올 한해 플러스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유럽 항공들이 미국 항공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어 실적 개선에 많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한 예로 KLM은 지난 9.11사태 이후 아시아 지역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 전체 매출의 2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과 유럽의 상이한 고용환경 역시 두 대륙간 항공업계에 뚜렷한 차이를 낳게 된 배경. 미국은 고용법이 워낙 엄격한데다 미 항공업계 노조의 영향력이 막대해 인력 감축이 쉽지 않다. 반면 유럽은 이미 9.11사태 이전부터 꾸준한 인원감축과 현지의 저렴한 노동력의 활용으로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 항공업계의 가격 정책은 최근과 같은 대조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9.11사태 이후 이용객이 급격히 감소하자 미국 항공사들이 초저가 항공티켓을 남발, 장기적인 경쟁력 약화를 불러왔다는 것. 이에 반해 유럽의 항공사들은 지난해 9.11테러 직후에도 비상식적인 가격 할인 보다는 비행편수 감소 등으로 대처, 실적에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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