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현대캐피탈 "HK저축은행 파견 임원 철수"

MBK와 경영 방향성 놓고 대주주간 갈등 최고조<br>경영진 뒷돈 수뢰 포착… 금감원, 검찰 수사의뢰<br>김종학 대표 돌연 사임

HK저축은행 대주주인 현대캐피탈이 자사에서 파견 나간 임원들을 전격 철수시켰다. 1대 주주인 MBK파트너스와의 대립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현대캐피탈의 한 고위 관계자는 16일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우리 방침과 MBK파트너스 측과의 경영 방향이 달라 파견 나간 임원들을 복귀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측은 HK저축은행에 파견된 자사 인사인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등을 통해 MBK파트너스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리스크 위험이 있는 대출을 삼가하자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대캐피탈은 파견 나간 CFO와 CRO를 지난 8월 모조리 복귀 조치시켰으며 현재 자사 현업 부서에 배치된 상태다.


이처럼 대주주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15일 김종학 HK저축은행 대표가 대표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HK저축은행 측은 "갑작스러운 사임"이라고 일축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한 달 전부터 사임 소문이 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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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업계는 김 대표가 갈등 주체인 현대캐피탈과 MBK파트너스 사이에서 경영하는 어려움에 더해 임직원들이 신용정보회사에 채권 추심 수수료를 과다하게 지급한 뒤 뒷돈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 조사 중인 상황까지 겹쳐 사임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HK경영진이 신용정보회사에 뒷돈을 받고 계약한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수사 의뢰했으며 현재 제재심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HK저축은행의 지분 정리를 위해 지난해 에슐론(MBK파트너스)에 자사주 매입을 시도하게끔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먹거리 축소, 경영 환경 악화 등으로 저축은행 매물이 인기가 없자 펀딩이 잘 이뤄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지분 매각은 무산된 상태다.

신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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