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정부의 내년 경제운용계획을 보고

지난 28일 정부는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5% 내외의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일자리 35~40만개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 참여정부는 이전 정부가 남긴 신용대란의 부담을 짊어졌음에도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추진하지 않았다. 또한 사회적 약자층에 대한 배려를 동반하면서도 우리 경제를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긍정적인 참여정부의 성과와 전망에도 약간의 아쉬운 마음이 생기는 까닭은 무엇일까. 내년 경제성장목표 5% 내외는 잠재성장률 수준이어서 일견 만족할 만해보이지만 지난 3년간 저성장으로 인한 기저효과(base effect)가 크고 우리 경제가 본궤도에 오르기에는 아직 미흡한 점이 있다. 왜냐하면 지난 3년 동안 평균 경제성장률이 4%에도 미치지 못했으므로 내년에는 6~7%대의 성장을 기록해야만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복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에도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하게 제공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소득이 늘어야 소비가 개선될 수 있고 소득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일자리 수이기 때문에 내수회복을 위해서는 충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일자리는 지난 2003년에 3만개나 줄었고 2004년에 41만8,000자리가 늘어났지만 올해에도 30만개 정도에 불과한 상태다. 여기에 내년 35만~40만개의 일자리 창출로는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해마다 노동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인력이 40만명 수준이므로 기존의 유휴 노동인력이 이미 많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층의 취업을 제고하고 고용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일자리 창출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5% 내외의 경제성장으로는 고착화되고 있는 우리 경제의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고 국민들의 체감경기를 빠르게 개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므로 새해 경제운용에 있어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도록 투자여건을 개선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의 구축은 필요하지만 일시적인 지원보다는 지속가능한 분배구조를 위해 정부는 사회적 약자층이 우리 경제의 부가가치 창출에 참여해 소득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데 매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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