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의 연내 불능화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한ㆍ미국ㆍ중국ㆍ러시아ㆍ일본 등 6자회담의 순항 가능성에 회의론이 일고 있다.
6자회담의 핵심의제가 될 북한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의 실체에 대해 북한과 미국이 뚜렷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다른 6자회담 참가국의 자세를 문제삼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달 수석대표급회담에 이어 열릴 것으로 관측됐던 장관급회담의 다음달 개최가 불투명한 점도 그 이유다.
한 외교 소식통은 11일 “북핵 문제에 대한 청신호들이 최근 잇따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며 “그러나 막상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생각이 다른 일부 참가국이 있어 분위기가 며칠 전과는 다른 것 같다”고 밝혔다.
외교ㆍ안보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6자회담이 순항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로 오는 14일 2ㆍ13합의의 초기조치 이행 프로그램인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 착수,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의 입북 및 사찰활동 개시, 대북지원 중유 5만톤 중 첫 선적분 평양도착 등이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18일 회담재개를 통보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우리는 지난 2월에 있은 합의 사항을 건설적으로 이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2ㆍ13합의가 이행된 뒤 6자회담이 재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함으로써 6자회담의 발언권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의 이 같은 문제제기에 따라 6자회담이 18일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는 또 “러시아는 6자회담 당사국들에 쌍무적인 쟁점을 북핵 문제에 연계시키지 말라고 요구한다”며 양국관계에 비중을 두는 일본 등을 겨냥했다.
6자 외무장관회담의 다음달 개최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