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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소재는 대중적 작품은 명상적

'聖과 俗' '실제와 허구'의 교차<br>'쌍둥이 예수' '경배자를 위하여' 도발적 색체와 주제 유명<br>200개 미술관련 매체 시선 집중<br>시퀸 등 값싼 소재 사용<br>"고급미술인 동시에 저급미술"

독일 ZKM미술관 초청전에 소개된 노상균의 '경배자들을 위하여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스페인 세비아와 알함브라 궁전에서 열린‘세비아 비엔날레’ 에서 한 관람객이 노상균의 작품 ‘BIACS3, YOUniverse’를 찍고 있다

노상균 작 ‘쌍둥이 예수’

노상균

SetSectionName(); [리빙 앤 조이] 소재는 대중적 작품은 명상적 '聖과 俗' '실제와 허구'의 교차'쌍둥이 예수' '경배자를 위하여' 도발적 색체와 주제 유명200개 미술관련 매체 시선 집중시퀸 등 값싼 소재 사용"고급미술인 동시에 저급미술" 조상인 기자 ccsi@sed.co.kr 독일 ZKM미술관 초청전에 소개된 노상균의 '경배자들을 위하여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스페인 세비아와 알함브라 궁전에서 열린‘세비아 비엔날레’ 에서 한 관람객이 노상균의 작품 ‘BIACS3, YOUniverse’를 찍고 있다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노상균 작 ‘쌍둥이 예수’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노상균 ImageView('','GisaImgNum_4','default','260'); '미술애호가들이 야단법석하며 몰려드는 곳을 보고싶다면 노상균(51ㆍ사진)이 시퀸으로 만든 거대한 불두(佛頭)를 찾아가야 한다.' (뉴욕타임스 2008년3월29일자) 현대미술의 수도격인 뉴욕의 봄철 대규모 아트페어에서 주목할 만한 작가와 그들의 '핫(hot)'한 작품을 소개하면서 뉴욕타임스가 한국 작가 노상균을 이렇게 평가했다. 미국의 미술 전문 계간지 '아트 아시아퍼시픽'은 맨해튼과 브루클린 사이에 위치한 작가의 작업실을 직접 찾아가 "어린 시절 문득 삶이 슬프단 걸 깨닫고는 추운 겨울 밤하늘의 별을 보며 위로 받았던 기억이 반짝반짝 빛나는 시퀸(sequin) 작품으로 이어졌다"는 노상균의 속내를 그대로 실었다. 세계적인 미술지 '아트포럼'은 그의 개인전을 쫓아다니며 일일이 챙겨 지면에 싣기도 했다. 또 독일 칼스루에 ZKM아트센터(미디어아트 전문 미술관)에서 종교적 역할의 매개체를 주제로 열린 '미디엄 릴리전(Medium Religion)' 전시에 대한 관심도 마찬가지였다. 유럽과 미국의 언론과 다양한 미술관련 매체 200여 곳에서는 주요작가로 참여한 노상균의 작품에 주목했다. 예수와 부처를 주제로 한 작품 '쌍둥이 예수'와 '경배자를 위하여'는 세계 각 지역 작가들의 출품작 속에서 단연 화제가 됐다. '쌍둥이 예수'는 우유빛이 감도는 그러나 다섯가지 색깔이 뒤섞여 있는 옷과 옅은 분홍색을 띠는 시퀸 옷을 각각 입고 있는 높이 2.7m의 대형 예수를 형상화 한 것이고 '경배자를 위하여'는 몸은 흰 벽 안에 감추고 머리와 손만 내보인 검은 부처 형상을 하고 있다. 한국이 낳은 작가지만 노상균은 이처럼 한국 밖에서 더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노씨는 2006년에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뉴욕으로 작품활동 무대를 옮겼다. 이후 해외 언론을 통해 그의 소식을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을 뿐 국내에선 작가의 생생한 목소리는 듣기 어려워졌다. 본지는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뉴욕에 있는 노씨를 오랜만에 만나 세계 미술계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를 짚어보았다. "여기 뉴욕은 2~3일에 한번씩 비가 오면서 기온도 추웠다 따뜻하다 변덕이 심한데 서울은 어떤가요." 나직하게 묻는 그의 목소리에는 고국을 그리는 향수가 한껏 배어있다. 최근 한 인디밴드가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로 시작하는 세태풍자적인 노래로 일약 스타가 됐는데 여기에 빗대자면 노씨는 '싸구려 시퀸을 붙이며' 그만의 경지를 일궜다. 노상균의 작품세계를 얘기하면서 시퀸을 빼 놓을 수 없다. 일명 스팽글이라고도 불리는 이 번쩍거리는 플라스틱 소재는 작가의 손을 거쳐 가장 영롱하게 빛을 발하는 예술적 산물로 거듭난다. "작품에 시퀸을 처음 사용한 건 1992년 미국 유학 시절이었어요. 시퀸을 보고는 문득 물 속에 잠겨 입을 뻐끔거리며 소리없이 숨쉬고 말하는 물고기가 떠올랐어요. 물고기 비늘의 반짝이는 속성도 비슷하고요. 지극히 인위적인 물질이지만 자연의 일부를 담고 있는 이 시퀸으로 '물고기' 시리즈를 만들기 시작했죠. 수천, 수만개의 플라스틱 시퀸을 가는 실로 엮고 또 붙이는 행위는 엄청난 시간과 육체적 노동과 끈질긴 인내력을 요구합니다. 의식적인 손놀림은 어느 순간 무의식적인 반복 행위로 바뀌고요. 고통스러운 작업 속에서 희열을 느끼며 저도 함께 성장했습니다." 소재는 대중적이나 작품은 명상적이다. 화려한 싸구려 이미지는 빛의 변화에 따라 착시효과를 일으키며 우아한 미니멀리즘의 예술로 새롭게 태어난다. 외국인 관람객에게는 가장 '아시아적인 감성(Asian Touch)'을 표현한 작품으로 칭송받는다. 가령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 같은 작품 '끝(The End)' 시리즈는 원의 확장감을 보여주며 인간의 유한함을 깨닫게 한다. "시퀸이 지닌 장식적, 자기 과시적, 도발적, 자극적인 효과를 의도했습니다. 고급 미술인 동시에 저급 미술이며, 어떤 면에선 시대정신을 반영하고있죠. 저는 '예술을 위한 예술'을 염두에 둡니다. 예술의 고급화, 비(非)대중화, 비 일상화를 지향하거든요." 팝아트적 요소를 가진 도발적인 색채나 주제는 흥미를 끌고 극도의 인내력과 명상적 요소는 가슴에 와 닿는다. 물론 그도 다른 소재에 대한 고민과 관심은 늘 갖고 있지만 "아직은…, 언젠가는…"이라며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노상균의 또 다른 재능은 종교적 아이콘의 변용(變容)에서 잘 드러난다. 거룩한 이미지와 싸구려 소재가 공존하면서 성(聖)과 속(俗)이 뒤섞이고 실제와 허구가 교차하는 묘한 상황을 만들어 낸다. "이번 ZKM전시에도 선보인 '쌍둥이 예수'를 볼까요. 모습은 같지만 옷 색깔이 달라 서로 다른 성격을 보여주는 두 예수 앞에서 관람자는 방황하겠죠. '다 내게로 오라' 하는 듯 두 팔을 펼치고 있지만 화려하면서도 속된 인간들의 옷을 입고 사람들을 현혹합니다. 과학을 향한 인간의 도전과 합리적으로 포장된 논리들이 오만함을 키우고 신의 모습조차 왜곡시키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작가는 굳이 말로 하는 자신의 설명보다 직접 보고 느끼고 깨닫길 바랬다. 그런 맥락에서 부처와 예수라는 언어를 초월한 이미지는 인종과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된다. 서양인 관람객과 평론가들은 하얀 벽에 설치된 검은 색의 불두와 손 만 있는 설치작품 '경배자를 위하여'를 보며 부처가 피안의 세계에서 현실세계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을 떠올렸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지난 2월에는 미국 4대 미술관 중 하나인 텍사스주 휴스턴 미술관(MFAH)이 그의 작품 '경배자를 위하여' 시리즈 1점을 구입하기로 했다. 그 동안 장기 대여 형식으로 전시되던 것이 영구 소장품이 돼 한국 미술의 위상을 드높였다. 현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헨리 불(Henry Buhl) 컬렉션'에서도 푸른색 시퀸 작품 '부처의 장갑'을 볼 수 있을 만큼, 해외 주요 컬렉터들이 그의 작품에 주목한다. 또 홍콩 크리스티의 에릭 창 등 경매회사 스페셜리스트들은 눈여겨 볼 한국작가로 노상균을 빼놓지 않는다. 한국의 전통적 색채를 표현하면서도 서양인들도 납득할 만한 창작 관점과 철학이 내포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독특성과 보편성 모두를 아우른다는 평가다. 이 같은 인기로 그는 해외 전시일정이 빠듯해 한국에서 개인전은 밀려나(?) 2010년이라야 열 수 있다고 한다. "ZKM의 전시성과가 좋아 제 쌍둥이(작품 '쌍둥이 예수')가 아일랜드 최고의 현대미술관 중 하나인 '모델아츠 닐랜드 갤러리(Model Arts and Niland Gallery)'에서 5월 16일부터 8월 중순까지 전시됩니다. 또 전속 화랑인 뉴욕에 있는 '브라이스 왈코비츠 갤러리(Bryce Wolkowitz Gallery)'에서 내년에 세 번째 개인전이 열릴 거고요. 그런 다음 서울에 있는 갤러리 시몬에서 개인전을 할 계획이에요. 그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네요." 한국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2006년 갑자기 뉴욕 행 ■노상균은 누구?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 더 큰 물로 나왔습니다." 작가 노상균이 해외에서 더 주목 받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데는 확고한 국내 미술계의 인정과 단단한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발판으로 도약했다. 1958년생인 노씨는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뉴욕 소재 프랫 대학원(Pratt Institute)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서른이던 1987년에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한 '청년작가전'에 뽑히면서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 받았다. 이후 시퀸 작업으로 독창적인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형성했고, 1999년에는 제 48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 선정돼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설치작가 이불과 함께 였다. 2000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한 '올해의 작가'로 새로운 천년을 열었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연한 살색과 핑크빛이 도는 불좌상 형태의 '경배자를 위하여'와 대형 동심원 작품 '끝', 부처의 수인을 표현한 '부처의 장갑' 등 3점을 소장하고 있다. 삼성미술관 리움 역시 그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상설전시에서 그의 작품 '눈물(Tears)'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다. 한국에서 잘 나가던 작가는 그러나 2006년에 돌연 뉴욕행을 결심한다. 현대미술의 중심지라 그의 꿈을 펼칠 수 있을 뿐 더러 유학시절을 보낸 친숙한 곳이라 덜 외로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뉴욕에 가족도 있고 미국 작가 친구들을 만나 술 한잔씩 하곤 하지만 그래도 가끔 미치도록 쓸쓸한 기분이 드는 건 작가의 업보(業報)인 것 같다"고 말한다. 당분간 그는 서울과 뉴욕을 오가면서 미술관 전시를 통해 그의 작품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 [리빙 앤 조이] 바로가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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