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가에도 문화마케팅 바람분다

연극, 음악회, 미술전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통해 딱딱한 기업 이미지를 세련되게 바꾸고 고객들의 마음도 사로잡는 문화마케팅바람이 증권가에도 불기 시작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높아진 문화적 관심과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자산관리로 중심이동을 하면서 고객관리를 강화하려는 증권사들의 변신 노력이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화창한 5월 여의도 증권가를 비롯한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증권사들이마련한 풍성한 문화 이벤트들이 투자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 증권가 문화이벤트 넘쳐나 = 대우증권은 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맞은편에 있는 소극장 DS홀에서 열리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코지판투테(Cosi fan Tutte)'공연에 우수 고객들을 초대했다. 또 24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지휘자의 해설을 곁들인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열며, 올 가을에는 3천명 이상이 관람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도 기획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신사옥으로 이전해오면서 아예 건물내 '우리아트홀'이란 420석 규모의 공연장을 마련해 수시로 클래식 음악회 등 행사를 갖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정동의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강동석씨 등 유명 연주자들의 초청해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 15일부터 한달 간 여의도 본사 로비에서 한.중 인기 작가들의 조각, 회화 작품을 전시하는 '한중현대미술전'을 열고 있다. 이와 함께 본사 입구에서 지난 한 주간 점심 시간을 이용한 '작은 음악회'를 열었으며, 홀트아동복지회와 공동으로 구족화가들의 작품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강남리츠클럽(PB센터) 지점에서 6월 말까지 '크로스, 의미의 재발견'이란 조형작품 전시회를 열고 있으며, 대한투자증권은 지난주 지주사인 하나금융그룹 주최로 '여의도 직장인 음악회'를 개최했다. 수년째 자산관리영업에 무게를 둬온 삼성증권의 고객 전략은 보다 다채롭고 치밀하다. 고객들을 유명 뮤지컬 공연 등에 초청하거나 투자설명회를 겸한 인기 가수의 콘서트를 여는가 하면, 고액 자산가인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쥬얼리쇼나 명차설명회, 유명 화장품 전문가를 초빙한 메이컵 시연회 등도 수시로 열고 있다. 또 지난 20일에는 추첨을 통해 뽑힌 60명의 고객을 자녀와 함께 에버랜드로 초청, '토요일은 아빠랑 놀아요'라는 가족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 문화마케팅은 자산관리의 파트너 = 이처럼 다채로운 이벤트들은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함으로써 상품 구매를 촉진시키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이른바 '문화마케팅'의 일환이다. 증권사들이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에 대응해 주식매매 수수료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브로커리지 영업에서 고객들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고 상품판매 수수료로수익을 올리는 선진적인 자산관리 영업으로 중심을 옮겨가면서, 단순 광고에서 벗어나 다양한 마케팅 채널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전문가는 "문화마케팅은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신규 고객을 창출하기 위한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라며 "최근 문화산업의 활성화와 함께 고객들의 문화적 욕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전략적인 변신노력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화마케팅을 전략적으로 고민하기 위한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증권사도 눈에띄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 3월 조직개편 때 기존의 상품개발마케팅부에서 '리테일고객팀'을 분리해 신설했는 데, 현재 7명의 직원들이 소속돼 문화마케팅의 브레인 역할을하고 있다. 리테일고객팀의 송석준 팀장은 "과거에도 고객들의 대상으로 한 문화 이벤트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PB(프라이빗뱅킹)영업이 정착된 은행권에서는 문화마케팅도 일찍 자리를 잡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최근에서야 전략적인 접근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PB연구소의 이호성 차장은 "최근까지도 주식 영업 쪽으로 기울었던 증권업계의 트렌드가 자산관리 쪽으로 빠르게 넘어오고 있다"며 "주식 트레이딩에 바쁜 고객들에게 음악이나 미술작품을 감상을 하러 오라고 하는 건 큰 의미가 없지만보유 자산에 대한 관리를 위탁하는 고객들은 다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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