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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국제해저통신망(APG)은 중국 등 일부 국가 간 영토분쟁 이슈 때문에 구축이 다소 지연돼 현재 70%가량 완공된 상태다. APG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9개국의 인터넷 가입자 규모는 전체 9억명으로 아시아 전체 13억 가입자의 69%, 전세계 28억 가입자의 32%에 달한다. 한국의 KT를 비롯해 중국 차이나모바일ㆍ차이나유니콤ㆍ차이나텔레콤, 일본 NTT, 싱가포르 스타허브, 미국 페이스북 등 13개 사업자가 참여했다.
KT는 무엇보다 통합관제센터 'APG NOC' 개소가 동아시아 통신 경쟁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하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한국ㆍ중국ㆍ일본은 물론 동남아시아까지 9개국 연결망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기 때문이다.
KT는 지난해 재해ㆍ재난 발생으로 업무가 중단될 경우 최단 시간 내에 이를 복구해 경영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인증 'ISO 22301'을 세계 최초로 획득, APG NOC 운용권을 낙찰 받았다. 대한민국 부산의 지정학적 위치가 다른 동아시아 국가보다 유리한 것에 대해서도 가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총 6,000억원이 조금 넘는 'APG' 프로젝트에서 지분율 10%로 참여해 6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APG 건설에 얼마를 썼느냐보다 통합관제센터 운영권을 얻어 해당 통신망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에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나라의 통신 발달에 대해 매우 부러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T는 이번 APG NOC 운용을 통해 APG 컨소시엄으로부터 매년 11억원 이상의 수익을 얻게 된 것은 물론 네트워크 분야에서 해외시장 진출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해저케이블 건설공사를 담당하는 KT의 자회사 KT서브마린도 APG 구축사업에 참여해 4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유지보수로만 매년 115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수 있게 됐다.
황 회장은 "우리가 해외시장으로 나가게 되면 KT 자체뿐 아니라 연관된 수많은 중소기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앞으로 APG와 APG NOC를 한류 콘텐츠 등 디지털 상품 유통 강화와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발전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부사장은 글로벌 인터넷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각국의 통신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앞으로 한류 콘텐츠를 소비할 때 APG가 최소한 통신 병목 현상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KT는 APG를 넘어 앞으로 태평양 지역까지 연결하는 해저케이블망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21일 부산에서 글로벌 통신사업자들과 아시아와 북미 지역 간 급증하는 국제 통신 트래픽을 수용하기 위한 NCP 건설 협정서를 체결했다. NCP는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미국을 직접 연결하는 총연장 1만4,000㎞에 달하는 해저통신망이다. NCP는 2017년 말 개통될 예정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해저케이블 사업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사업으로 우리가 통합관제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게 된 것은 굉장히 뜻깊은 일"이라며 "해저케이블망 구축 사업이 여기에 그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 뻗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