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009 한국 10대 코스] 세계 100대 코스 선정위원장 "인상적인 홀 많아야 좋은 코스"

'100명의 선정위원단 총괄' 조 파서브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미국 골프매거진은 세계적으로 그 역사와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골프전문지로 71년부터 전 세계 3만5천여 개의 골프 코스 중에서 상위 100개 골프장을 2년마다 선정해 발표해오고 있다. 골프매거진의 세계 100대 코스를 선정하는 이들은 바로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100명의 선정위원들로, 골프매거진은 골프전문가들을 선정위원으로 위촉하고 이들의 투표를 통해 100대 코스를 선정 발표해오고 있다. 이들 패널은 세계적인 코스 설계가는 물론 사진작가, 골프장 오너, 골프용품업체 관계자, 전현직 투어프로, 기자, 100대 골프장 소속 회원 등으로 구성되며 잭 니클로스와 아널드 파머도 패널로 활동한 바 있다. 이들 100명의 선정위원단을 총괄하는 조 파서브(47, 미국) 선정위원장이 지난 6월 초 세계 100대 코스들간의 클럽대항전인 월드클럽챔피언십 참관 차 클럽 나인브릿지를 방문했다. 전직 변호사 출신으로 현재 미국 골프매거진의 코스 선정위원장이자 코스 관련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인 그에게 세계 최고의 코스를 가르는 선정위원장의 시각을 들어보았다. 2007년에 이은 두 번째 방한에서 그는 한국 최초의 세계 100대 코스인 클럽 나인브릿지에 이어 새로운 한국 코스에 대한 호감도 드러냈다. 100대 코스 선정위원장이자 골프매거진에 가볼 만한 코스를 소개하는 저널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지면에 소개하는 코스를 선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코스를 선별하는 기준은 다양성에 근거를 둔다. 골퍼들의 수준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코스 길이가 긴 곳이나 짧은 코스를 두루 소개한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독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저렴한 코스를 위주로 소개하지만, 가끔은 라운드를 선뜻 마음먹지 못하는 ‘꿈의 코스’들도 소개한다. 한 마디로 버라이어티를 추구하는 것이다. 코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겠지만 부수적인 효과가 있다면. =정보는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첫째는 골프장을 간접 경험하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해당 골프코스의 아름다운 풍광을 사진으로 담아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한다. 두 번째는 교육적인 측면이 있을 수 있다. 골프매거진에서 소개하는 코스들은 미국 내에서도 상위의코스들이다. 여러 코스 중에서도 앞선 코스를 위주로 소개해 다른 코스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독자들의 코스를 보는 기준을 높이는 측면도 있다. 이번이 두 번째 방한인데 앞으로 미국 골프매거진에 한국의 코스를 소개할 의향은 없나. =한국이나 아시아는 쉽게 소개하지 못한다.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권에도 골프매거진의 라이센스판이 발간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은 미국과 유럽지역에 있다. 독자들이 쉽게 방문하기 어려운 지리적인 조건과 함께 언어적인 장벽, 대부분 회원제인 점도 단점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골프매거진이 소개하는 코스는 전세계 골프장을 모두 대상으로 하며, 아시아 시장 또한 성장하고 있기에 앞으로 컨텐츠를 보다 다양화해서 게재할 의향은 갖고 있다. 한국에서 골프장을 소개한다면 나인브릿지와 핀크스 정도가 될 것이다. 나인브릿지는 철저한 회원제 코스지만 세계 100대 코스라는 명성이 있고, 핀크스는 재미있는 벙커를 비롯해 훌륭한 코스와 멋진 클럽하우스를 갖추고 있다. 코스를 선정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줄을 세우고 리스트 만들기를 좋아한다. 세계적인 경제지와 시사주간지들이 다양한 항목에서 순위를 매기고 리스트를 발표하는 이유다. 시사주간지 ‘타임’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을,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세계의 억만장자 순위를 발표하는 것이 그런 예다. 사람들은 그런 기사를 읽으면서 재미있어 하며, 토론하고, 찬성하고 부정하며 즐긴다. 우리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코스 역시 골퍼들에게 최고의 코스 순위를 통해 호기심을 충족하고 즐거움을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둔다. 하지만 세계 100대 코스가 단순히 재미만을 제공하는 기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거기에서 파생되는 효과가 있다면 무엇인가. =물론 우리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코스가 단순히 재미를 선사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누구나 선정해서 제시할 수 있는 간단한 정보도 아니다. 우리는 전세계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을 통해 엄격하고 공정하게 평가하며, 그런 과정을 통해 독자들에게 그만큼 좋은 정보를 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세계 100대 코스는 1차적으로 독자들에게 ‘전 세계 최상위 100개 코스’라는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지만, 영향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세계 100대 코스에 선정된 골프장에는 긍지로 작용한다. 그 골프장의 오너나 설계자는 물론, 회원과 코스를 방문한 이들에게 자부심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는 아주 행복해하지만, 또 일부에서는 아주 불행해한다. 그것은 골프장 운영과 설계에 발전의 계기로 작용한다. 100대 코스 선정은 100명의 선정위원 모두의 의견을 반영해서 결정하지만 선정위원장으로서 코스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골프매거진은 전 세계 15개 국가에 거주하는 100명의 패널을 보유하고 있다. 코스를 평가하는 것은 선정위원 전체이며, 그들에게 여러 코스를 많이 둘러보라고 요구한다. 한 코스에서 한 번만 쳐서는 골프장을 제대로 볼 수 없다. 패널의 한 사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을 말한다면 홀을 다 돌아봤을 때 몇 개의 홀을 기억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을 우선시한다. 인상적인 홀이 몇 개인가도 중요하다. 드라이버, 아이언, 웨지, 퍼터 등 캐디백 속의 14개 클럽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코스인가도 중요한 평가요소로 삼는다. 세계 100대 코스를 선정하기 위해 코스를 평가할 때 코스 이외에 골프장의 시설이나 서비스 등 다른 요소는 평가의 대상이 되지 않는가. =우리의 촛점은 오직 코스에만 맞춰지지 않는다. 코스의 디자인 자체도 중요하고, 클럽하우스도 전체적인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본다. 코스의 명성과 주변 자연환경의 아름다운 풍경도 중요하지만 장단점이 있다. 어떤 코스는 아주 아름답고 유명하지만 전략적인 면이 부족하고, 어떤 코스는 챌린지 코스의 요건을 완벽하게 갖추었지만 아름답지는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주변의 경관과 코스의 전략성은 함께 평가가 이루어진다. 자연환경이 뛰어난 곳에 조성된 코스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어떤가. =가장 이상적인 코스는 코스가 조성된 자연환경과 코스의 수준이 적절하게 혼합된 것이다. 오크몬트와 세인트 앤드루스의 경우에는 주변의 경관이 워낙 뛰어나 좋은 점수를 받았다. 코스의 챌린지적 요소가 약해도 아름답다면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코스 자체가 우수한 평가를 받더라도 주변의 경관이 아름답지 않다면 점수가 깎일 수 있다. 선정위원장으로 여러 코스를 다녀보았고 전 세계 각국의 골프에 대한 시각도 남다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국가간 골프 수준의 우열을 가린다면 한국은 어느 정도 위치로 평가하는가. =유럽과 남아프리카에서는 국민 모두가 축구에 열광하고 축구를 즐긴다. 스코틀랜드는 골프의 종주국으로 오랜 역사 속에서 골프문화를 향유해왔다. 나라마다 스포츠가 발전해온 역사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우열을 가릴 순 없다. 미국과 한국이 스코틀랜드와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한국은 짧은 골프 역사에 비해 굉장히 훌륭하게 발전시켜왔다고 생각한다. 이 작은 나라에 골프장도 많고 아름다운 코스도 많으며 훌륭한 선수들도 많이 배출되었다. 클럽과 캐디 문화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해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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