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지난 2003년 11월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게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유 대표가 외환은행 임원 등과 짜고 허위 감자설을 유포한 뒤 외환카드를 헐값에 인수하고 소액주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등 국내 증권시장을 교란한 사범이라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한 것이다.
◇감자계획도 없으면서 허위 감자설 유포=쟁점은 2003년 11월 외환은행이 발표한 외환카드 감자계획이었다. 유 대표 측은 “자본잠식 상태의 외환카드를 합병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반박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외환카드 감자를 하려면 소액주주 보호 문제, 노조에 대한 대응 문제 등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가 이뤄져야 함에도 론스타와 외환은행 측은 이 문제에 대해 깊이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마치 감자가 곧 이뤄질 것처럼 보도자료만 내기로 외환은행 이사회에서 의견을 모으고 이를 발표한 것은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유 대표, 검찰 모두 즉각 항소방침=하지만 유 대표 측과 검찰 측이 즉각 항소의사를 밝힘에 따라 재판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유 대표는 판결에 대해 “항소심에서 결백을 밝히겠다”고 말했고 검찰도 “선고형량이 적다”며 항소하기로 했다.
한편 재판부는 허위 감자설 유포로 외환카드를 저렴하게 인수하면서 외환은행과 론스타 측이 얻은 이득이 각각 123억7,000만원, 100억원이나 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외환은행은 외환카드 주가가 하락한 결과 합병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고 외환은행의 최대 주주이던 론스타 측은 외환은행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덜 희석되는 재산상의 이익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외한은행의 경우 이득액의 2배, 론스타에는 범행 관련 정도 등을 고려해 이득액의 2배 정도에 50억원이 가산된 금액을 각각 벌금으로 부과했다.
◇론스타 신뢰도 추락…소액주주 집단소송도=세계적인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범법행위로 처벌 받았다는 점에서 국제시장에도 상당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도 최근 방한 때 결백을 주장하며 “외환카드 주가조작 등에 론스타가 가담했다면 전세계적인 투자에 대한 신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속내를 내비친 점으로 볼 때 이번 재판결과는 론스타에도 치명적인 악재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2003년 외환은행이 외환카드 합병 때 31%의 지분을 가졌던 소액주주들의 경우 론스타 측의 허위 감자설로 피해를 봤다며 줄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커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