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선홍회장 사퇴공방 기아는 어디로

◎사퇴불가 고수땐­채권단 자금지원 끊겨 현대·대우와 3각공조없인 회생 어려워/퇴진땐­그룹구심점 상실 내부분열 초래 「시나리오」설속 3자인수 급진전 가능성정부와 기아그룹 채권금융단은 김선홍회장의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대해 김회장과 기아 임직원들은 「수용불가」를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회장 개인에 대한 온갖 루머가 본격적으로 유포되기 시작하고 있다. 이에대해 기아에서는 『김회장이 물러나야 이익을 보는 「외부세력」들의 농간이다』며 이를 일축하고 있다. 김회장이 사퇴불가 입장을 고수할 경우 기아는 어떻게 될 것인가. 또 사퇴압력을 받아들이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김회장에 대한 온갖 루머는 그의 거취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를 종합분석해 본다. 김선홍회장의 거취와 기아의 향방은 워낙 여러가지 변수가 있어 어떤 것도 확실하게 전망할 수는 없다. 돌출변수를 배제하고 현재 추진되고 있거나 검토중인 내용을 변수로 볼 때 김회장의 거취는 기아의 향방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김회장의 현직고수=채권단의 자금지원이 없고 부동산매각대금을 회수하는 압력속에 자구노력으로 회생방안을 찾아야 한다. 여기서 제기되는 변수는 현대, 대우등 외부의 지원여부. 두 기업이 현재와 같은 공동지원 노력을 견지할 경우 기아의 회생은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이 없다면 기아의 홀로서기는 한계가 있다. 부도유예협약이 끝나면 부도­제3자매각이나 은행관리의 운명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회장직 퇴진=워낙 변수가 많아 전개방향을 전망하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런 경우 기아­채권단, 정부­기아, 정부­기아살리기 운동본부 및 노조단체 등이 뒤엉켜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기아는 물론 자동차산업전체의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김회장의 퇴진한뒤의 상황은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채권단의 관리인 파견과 내부경영자의 선임. 어떤 경우든 원만하게 처리되기는 어려운게 현실이다. 기아해법의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관리인을 파견할 경우 현재로선 기아 및 외부의 거센반발이 벌어질 것이고 결국 부도가 불가피하다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만에 하나 수용할 경우 회생의 전기를 마련하겠지만 제3자매각 절차가 급속하게 진행될 수도 있다. 따라서 기아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내부경영자를 선임할 경우 임직원들의 총의를 모으게 된다면 자구노력과 함께 회생방안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임직원들의 뜻에 거슬릴 경우 역시 거센반발과 함께 내부분열이 발생하면서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런 상황과 관련, 『최악의 경우는 피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자칫 자동차산업 전체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 업계가 보는 최악의 경우는 ▲김회장 퇴진­채권단파견­임직원 거부투쟁 ▲김회장퇴진­내부경영자 선임­임직원 거부다. 이 경우 기아의 도산­부품업체 도산­현대 및 대우의 피해로 이어진다는게 업계의 우려다.<박원배·정승량 기자> ◎신차발표회서 헤드램프 닦은 까닭은/김회장 평소 지론은 “경영자는 차헤드램프” ‘갈길 포기않겠다’의지 확인 지난 7일 상오 여의도 그룹 사옥에서 열린 세피아Ⅱ 신차발표회장. 김선홍회장은 만감이 교차한 듯 세피아Ⅱ를 어루만지면서 헤드라이트를 닦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김회장은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일체 대답을 않다 이렇게 말했다. 『헤드램프를 닦는 이유를 알겠죠.』 그는 선문답 같은 말을 남기고 수행원들의 보호속에 총총히 회장실로 사라졌다. 많은 언론들은 김회장의 이 모습을 「자체회생에 대한 강력한 의지표명」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기아인들은 회장의 그 행동에 담겨 있는 깊은 뜻을 알고 모처럼 자신감을 얻었다. 김회장이 강조하는 「헤드램프논」이다. 김회장은 평소 『기업인은 깜깜한 어둠을 밝히는 자동차 헤드램프같은 존재가 돼야한다』며 『특히 최고경영자는 헤드램프의 통상 조명거리인 5m 앞을 내다보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리고 스스로 『기아자동차는 물론 그룹의 헤드램프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해왔다. 기아 임원들은 김회장이 이날 헤드램프를 만지며 눈시울을 적신 의미는 단순한 의지표명 이상의 뜻을 담고 있다고 해석한다. 김회장을 잘 아는 한 임원은 『암흑(부도유예기업지정과 채권단의 퇴진압력)에 갈길을 포기하지 않고 임직원들이 제대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길을 비추는 헤드램프가 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회장에 대한 개인비리 괴문서가 유포되고 채권은행단이 퇴진을 종용하고 있는 속에서 보여준 김회장의 헤드램프논은 그의 뜻을 다시한번 확인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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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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