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팬오션(028670)이 인수 조건으로 8,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가격 부담으로 자칫 매각이 무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법원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팬오션 측은 이번 매각 입찰에서 필수 인수 조건으로 '유상증자 8,500억원'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인수자는 8,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으로 모두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내야 팬오션의 주인이 된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매각 가격인 6,000억원의 거의 2배에 달한다.
앞서 삼일회계법인은 적격 인수후보군(쇼트리스트)으로 삼라마이더스(SM)그룹의 대한해운과 닭고기 전문업체인 하림그룹,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 도이치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5곳을 포함시켰다.
이들은 팬오션에 대한 실사를 거쳐 다음달 11일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가격 부담이 애초보다 커지면 실제 본입찰에 참여하는 인수자는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 후 8,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투입해 유상증자에 나설 만큼 자금력 있는 후보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팬오션 인수가격이 높아지면 인수자가 없어 본입찰이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며 "입찰이 무산되면 팬오션 매각은 1∼2년 지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팬오션은 2013년 6월 모기업이던 STX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사명을 STX팬오션에서 팬오션으로 변경해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