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수도이전과 국가균형발전

권문용 전국 시·군·구청장協 회장 겸 강남구청장

[로터리] 수도이전과 국가균형발전 권문용 전국 시·군·구청장協 회장 겸 강남구청장 권문용 도대체 1조원은 얼마나 큰 돈인가. 만원권 지폐를 경부고속도로에 깔아놓으면 무려 20번을 왕복한다. 100조원이면 2,000번을 왔다갔다 할 수 있다. 수도이전을 위해 이만한 돈이 든다고 한다. 그러나 수도이전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국가균형발전이 목표다. 국가균형발전을 돈 안 들이고 훨씬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첫째, 국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넘겨주면 된다. 일본은 8년 전 부가가치세의 20%를 지방으로 이양했다. 우리도 부가가치세의 20%인 6조원 수준을 지방에 넘겨주면 가능하다. 대신 교부금을 그 만큼 줄이면 된다. 지금 세금으로 직원봉급조차 못 주는 시ㆍ군ㆍ구가 전체 234곳 가운데 무려 211군데나 된다고 한다. 이런 상태에서 지방분권이나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말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게다가 종합토지세를 종합부동산세로 바꿔 국세로 떼어가겠다는 것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세제개편이다. 둘째, 부산ㆍ대구ㆍ광주ㆍ대전ㆍ서울의 강북에서도 강남의 타워팰리스나 아이파크 같은 고층 주상복합건물을 짓도록 허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즉 용적률은 그대로 놔두고 층 수 제한만 풀면 넓은 숲속에 쾌적한 아파트가 태어난다. 지방에서도 충분히 수익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런 도시주거업무 환경이 바로 도시경쟁력 이다. 이렇게 되면 지방에서 기업 본사나 외자유치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셋째, 지방공무원이 신명나게 뛰게 하자. 이들이 국가균형발전의 첨병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리버풀시청 공무원은 외지유치를 위해 한국 기업인이 비행기에서 트랩을 내릴 때 군악대의 연주로 환영한다고 한다. 중국도 독일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인천공항에서 외빈을 안내하는 대신 사무관 승진시험을 보려고 1~3년씩 대방동 고시촌에 틀어박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인사권을 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감사로부터 지방공무원을 해방시켜줘야 한다. 전문성이 별로 없고 중복되는 수많은 감사가 1년에 170일이나 계속된다. 국가균형발전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지겨운 과거와의 싸움만이 계속된다. 최근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있어 무척 다행이다. 분명한 사실은 이 세 가지 방안을 실천하는 데는 정부 돈이 한푼도 안 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효과는 수도이전보다 훨씬 클 것으로 믿는다. 입력시간 : 2004-10-2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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