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윤봉길 의사가 천황에게 폭탄을 던졌다고?"

S '도전 골든벨' 문제 오류로 시청자에 사과

KBS 1TV '도전 골든벨'에서 잘못된 문제가 출제돼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고 제작진이 사과하는 소동을 빚었다. 22일 오후 7시 방송된 용인고 편에서 진행자인 김보민 아나운서는 유서의 한 대목을 들려준 뒤 "구한 말 한 독립운동가가 자녀에게 남긴 말입니다. 이 사람은 1923년 상해에서 일본 천황을 제거하기 위해 폭탄을 투척하는 거사를 감행했습니다. 누구일까요?"라고 물었다. 36번으로 출제된 이 문제의 답은 윤봉길. 그러나 방송이 나가자마자 "1923년이아니라 1932년이다"(황정우ㆍ서경진ㆍ오희석), "천황(일왕)에게 폭탄을 투척한 인물은 이봉창이다"(류정현ㆍ신명섭) 등의 지적이 시청자 인터넷 게시판에 잇따랐다. 게시판 운영자는 이날 오후 7시 58분(수정 8시 50분)에 "1923년이 아니라 1932년이 맞다"고 정정하며 사과했지만, 문제 전문 소개에서는 "천황을 제거하기 위해"라는 대목을 빼놓은 채 "이 사람은 1932년 상해에서 폭탄을 투척하는 거사를 감행했다"고 올려 다른 잘못은 은폐하려는 의혹까지 샀다. 제작진은 23일 오후 6시 56분 다시 글을 올려 "△거사는 1932년이 맞고 △천황을 제거하기 위해 투척한 것이 아니라 일왕 생일 연회에 고위인사들을 노린 거사였으며 △천황이라는 표현도 일왕이라고 해야 마땅하다"고 바로잡고 사과했다. 그러나 제작진이 바로잡지 못한 오류는 또 있었다. 구한말은 일제 강점기 직전대한제국 시대를 말하는 것으로 윤봉길을 구한말의 독립운동가로 볼 수는 없다. 36번 문제에서 제시된 유서는 윤봉길 의사의 것이 맞고, 이봉창 의사는 상해가아닌 일본 도쿄에서 폭탄을 던졌으므로 이봉창 의사도 물론 정답이 될 수는 없다. 이 문제를 푼 세 학생 중 두 명은 '윤봉길'이라고 답을 써 맞힌 것으로 인정됐고 나머지 한 명은 '안창호'라고 답을 써 탈락했다. '이봉창'이라고 적은 학생이 없어 '다행히' 프로그램 진행에는 큰 차질이나 시비를 빚지 않은 셈이다. 논란은 42번 문제에서도 빚어졌다. △관포지교 △항우장사 △붕우유신 △백아절현의 예를 들고 "다음 한자에 등장하는 실존인물은 몇 명인가"라고 묻는 것이었는데그때까지 남은 두 학생의 답은 5명과 4명으로 엇갈렸다. 김보민 아나운서의 설명은 △관포지교의 관중과 포숙아 △항우장사의 항우 △백아절현의 백아를 합쳐 4명이 정답이라는 것.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시청자 정지호는 "백아절현(중국 춘추시대 초나라의 거문고 명인 백아가 유일하게 자신의 음악을 알아주는 친구 종자기가 죽자 거문고 줄을끊었다는 고사)에는 백아와 종자기 두 명이 등장하므로 5명이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해명의 글에서 이 문제도 언급하며 "단순히 한자에 등장하는 인물을묻는 의도였으나 범위를 넓게 생각하면 고사 속의 인물까지도 포함할 수 있는 문제였다"면서 "신중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정답을 발표하기 전에 김홍성 아나운서가 답을 쓴 이유를 묻자 71번 학생은 김보민 아나운서가 말한 대로 대답했고 94번 학생은 백아절현의 뜻을 제대로 몰라 '백아와 절현을 포함해 5명'이라고 대답했다. 몇 명인지만 문제여서 그 자체로도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만일 94번 학생이 '백아와 종자기를 포함해 5명'이라고 대답했다면 제작진에게 진짜 곤혹스런 상황이벌어질 수도 있었다. '도전 골든벨'의 백항규 책임프로듀서(CP)는 "방송 당일에는 제작진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작가가 급히 해명하려다보니 거사 연도만 수정했던 것이고 다른 오류를은폐할 생각은 없었다"면서 "이튿날 제작진 회의를 거쳐 시청자들이 제기한 의혹에대해 해명과 사과의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http://blog.yonhapnews.co.kr/hoprave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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