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취업 문턱 하반기엔 더 높아진다

지원자 지난해 수준 크게 웃도는데 전자계열사 중심 채용 축소 움직임


올 하반기 '삼성고시'는 그 어느 해보다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6일로 마감된 하반기 삼성그룹 공채에는 지난해(10만여명) 수준을 크게 웃도는 지원자가 몰려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적이 좋지 않은 삼성전자 등 전자계열사를 중심으로 신규 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삼성 취업문은 크게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은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닷새에 걸쳐 3급 대졸 공채 지원서 접수를 진행한 결과, 지원자 수가 지난 상반기 공채 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채용규모와 지원자 수는 공개하지 않는다"며 "다만 이전보다 지원자가 많아져 경쟁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공채 원서접수를 마친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50% 증가한 15만명에 달했고 LG그룹 공채에도 12만명이 몰렸는데 삼성그룹 채용에서도 이런 경향이 나타난 셈이다. 다만 삼성의 경우 그룹 내 단 한 곳 계열사에만 지원할 수 있고 학점이 3.0 미만이거나 영어 말하기 점수 등급을 갖추지 못하면 원서를 낼 수 없어 상대적으로 지원자 수 증가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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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대졸 채용규모는 공개되지 않지만 연간 9,000여명, 하반기에는 4,000~5,000명을 뽑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디스플레이·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중공업·삼성테크윈·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 등 그룹 내 25개 계열사가 공채에 참여하는데 계열사별 경영 상황에 따라 채용규모에 변동이 생긴다.

특히 이번 공채에서는 삼성전자 등 전자계열사의 신규 채용규모가 예전보다 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스마트폰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의 올해 하반기 실적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그 충격이 삼성전기나 삼성디스플레이 등 다른 전자계열사들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달 무선사업부 소속 500명을 재배치하는 등 조직 몸집 줄이기에 나섰으며 이런 여파가 신입사원 채용규모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2007~2008년에도 수익성이 나빠졌을 때 직원 수가 정체됐고 실적이 좋았던 지난해에는 직원 수가 늘어나는 등 실적과 채용에 깊은 상관 관계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전자계열사 지원자들의 취업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부분 계열사가 공학계열 전공자 위주로 뽑고 있기 때문에 인문계열 전공의 지원자들의 어려움도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공채 지원자들은 오는 10월12일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치른다. SSAT는 서울과 대전, 대구·부산·광주 등 국내 5개 지역과 미국·캐나다 각 시험장에서 동시에 열리는데 최근 삼성이 직원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하면서 역사 문항 비중이 확대됐다.

계열사별 채용인원의 2~3배수 정도가 SSAT 합격 통지서를 받게 되며 이들은 오는 10~11월 면접을 거쳐 11월 말 최종 합격자가 가려진다. 입사는 내년 1월부터 계열사별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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