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D.C.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한미전략 대화 세미나에서 “한국은 국제질서에서 주요 주주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법치국가로서의 역할, 무역국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이 이번 영유권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한국이 목소리를 높여야 할 더 많은 이유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 격한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 정부의 입장 표명을 공개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셀 차관보는 북핵 협상과 관련해선 “현재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바로 북한”이라면서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대북억제 정책과 관련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연기)에 관한 새로운 틀을 만드는 등 안보동맹을 현대화하고 있다”며 “러시아 및 중국을 포함한 6자회담 당사국들과 더불어 역대로 가장 강한 대북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북압박의 목표는 북한을 처벌하고 벌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북한 정권에 ‘핵을 개발하는 동시에 경제적 지원도 받겠다는 희망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한미동맹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글로벌 파트너십 등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자리로 미국 측에서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과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 등 ‘한반도통’들이 총출동해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 한일 관계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한국 측에서는 최영진 전 주미 대사와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패널로 참석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