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경제 살아나나]황소장세 오나

곳곳 침체탈피 신호… 낙관론 확산테러 공격으로 잿더미가 된지 두달만에 뉴욕 월가에 황소가 찾아오고 있다. 월가 트레이더들은 미군 특수부대가 테러조직의 수괴 오사마 빈라덴을 잡으러 아프간을 뒤지고 있다는 CNN 뉴스에 마음을 놓으며, 예상보다 일찍 다가온 몇가지 경기회복의 신호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19일 현재 지난 9월 21일의 저점 대비 21% 상승, 기술적으로 '불마켓(Bull Market)'이 형성됐다. 월가에서는 정점대비 20% 이상 하락을 '베어마켓(Bear Market)'이라고 부르고, 그 역을 불마켓이라고 한다. 그러나 월가에는 이번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속도가 완만해졌을뿐 여전히 가라앉고 있고, 주가가 아직 고평가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궁지에 몰린 테러리스트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는 일이다. ◆ 뉴욕증시 상승의 배경 뉴욕 증시가 심리적 저항선인 다우존스 1만, 나스닥 2,000 포인트까지 다가선 결정적 계기는 지난 10월의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왔다는 사실이다. 가라앉을줄 알았던 소매지출이 7.1% 상승하고, 월마트ㆍ홈데포ㆍ로우ㆍJC페니등 소매체인업체들이 일제히 10월 판매가 늘었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가 4ㆍ4분기 첫달부터 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은 신규 수요 창출을 견인차로 해서 미국 경제가 회복될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지난해말 이후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해있던 시스코시스템스, 텍사스인스트루먼트, 휴렛패커드등 정보통신(IT) 산업 선두기업들이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고 밝혀 내년초부터 미국 기업들의 수익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았다. 테러 이후 기업에서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던 대량의 실업군이 11월들어 그 수가 줄었으며, 산업 재고가 뚜렷하게 감소하고 있다. 미시간대가 조사한 소비자신뢰지수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월가 불마켓의 또다른 이유는 올들어 10번 이자율을 내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말 또는 내년초에 또한번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고, 이에 따라 1%대의 초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장세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내년에 연방정부가 1,000억 달러의 경기부양책을 사용하면 최소한 GDP의 1% 상승효과가 나타나고, 수요 확대로 인한 경제활성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과거 90~91년 걸프전때 미국이 승리한후 주가가 반등하면서, 10년간의 불마켓이 형성됐다. 걸프전 승리 시점이 경기 침체가 끝나기 5개월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6개월후에 경기가 회복할 것을 확신할 경우, 지금이 주식을 사야할때라는 것이 월가를 지배하고 있는 낙관론자들의 공식이다. ◆ 황소의 탈을 쓴 곰? 비관론자들은 현재의 장세를 '베어마켓 랠리(Bear Market Ralley)'라고 보고 있다. 최근의 10월 통계는 자동차 메이커들의 무이자할부와 테러 사건이라는 특수 상황에 대한 반응이므로, 정상적인 수요 창출에 의한 경기회복을 자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비관론자들은 지난 4~5월에도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다우지수가 20% 상승했지만, 경기가 더 가라앉자 하락세로 돌아선 점을 들어 내년초에 분명한 회복의 증거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주가는 다시 가라앉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JP 모건의 이코노미스트 더글러스 클리곳은 "과거 불마켓 초기의 주가수익률(PER)이 평균 16.5였지만, 지금은 40을 넘어서 있다"며 기업 수익이 수직상승하지 않는한 "겨울이 시작할때부터 주식시장이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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