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총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도입, 2월 국회에서 처리하는 방안이 사실상 무산됐다. 오는 4월 새로 임명될 신임 한은 총재는 현재처럼 국회 인사청문회를 받지 않아도 된다. 또 논란이 됐던 상시근로자를 늘린 중소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도 통과돼 3월부터 시행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주요 쟁점 법안을 처리했다.
먼저 국회 기재위는 경제재정소위를 열고 한은 총재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을 논의했으나 여야 간 이견으로 처리하지 못했다. 강봉균 민주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발의한 한은법 개정안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한은 총재를 임명할 경우 국회가 한은 총재에 대해 인사청문을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위에서 민주당은 한은 총재가 통화신용정책의 최종 결정권자인 만큼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총재의 정책 역량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한나라당은 인사청문회 도입시 흠집 내기 공방 등 부작용이 클 수 있고 인사청문회법 등도 함께 개정해야 한다는 절차적 문제를 들어 한은법 개정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재위소위에서 한은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음에 따라 한은 총재 인사청문회 법안은 사실상 무산됐다. 기재위는 이날로 의사 일정을 마무리해 2월 국회에서 한은 총재 인사청문회법 처리는 물 건너갔고 4월 국회에서 해당 법안을 논의하더라도 차기 한은 총재가 3월20일을 전후해 임명되기 때문에 법안의 실효성이 사라지게 된다.
상시근로자를 늘린 중소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처리돼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겼다. 개정안은 중소기업이 전년보다 상시근로자를 늘렸을 경우 증가인원 1인당 300만원씩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하되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실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또 중소기업에 취업한 장기 실업자에 대해 취업일로부터 3년간 지급받은 근로소득 가운데 월 100만원을 비과세하기로 했다.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조특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고용 증대 세액공제제도는 이르면 3월 초부터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