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여객선 침몰 대참사] 뱃머리 급격히 돌리다 중심 잃고 좌초

해경 잠정결론 … 박 대통령 사고현장 찾아

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의 원인은 암초 충돌이 아니라 항해사들의 미숙한 항해 때문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객선 침몰사고를 조사 중인 해경수사본부는 17일 선장 이모(60)씨 등 승무원을 조사한 결과 사고지점에서 급격히 방향을 전환하다 배가 중심을 잃고 좌초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지점은 제주로 항해하는 선박이 병풍도를 끼고 뱃머리를 돌려 가는 지점으로 세월호가 이 지점에서 완만하게 항로를 바꿔야 하는데 급격하게 뱃머리를 돌린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특히 이 해역은 조류가 거센 것으로 유명한 맹골수로로 항해사들이 무리하게 운항 방향을 전환하면서 실려 있던 대형 화물들이 한쪽으로 쏠렸고 이를 이기지 못하고 선박이 좌초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해경은 선장 이씨를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조사했다.


사고가 최초 신고시각보다 최소 1시간 앞서 났다는 증언도 나왔다. 보일러실에 근무했던 승선원 전모씨는 "오전7시40분께 업무를 마치고 일지를 쓰던 중 갑자기 배가 기울며 창문이 박살 나고 사람들이 한쪽으로 쏠렸다"고 말했다. 이는 당초 신고시각인 오전8시52분보다 1시간 이상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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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하루에도 시신 5구가 추가로 인양되면서 이번 사고에 따른 사망자는 모두 9명으로 늘었다.

전날 발견된 박지영(22·여·승무원)씨와 정차웅(18·단원고 2), 권오천(18·단원고 2), 임경빈(18·단원고 2)군에 이어 이날 오전 최혜정(24·여·단원고 교사), 박성인(18·단원고 2학년 추정), 박영인(18·단원고 2학년 추정), 남윤철(35·교사 추정), 김기웅(28·승무원 추정)씨등 5명의 시신을 인양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5시 현재 세월호 전체 승선인원 475명 가운데 사망은 9명, 실종자는 28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날 0시30분부터 해경과 해군, 민간 구조업체 소속 잠수부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실종자 구조작업은 오후 들어 기상악화로 사실상 중단돼 실종자 가족의 애간장이 타들어가고 있다. 사고 선박의 내부로 잠수부가 진입하려는 노력 역시 조류가 거세고 시계가 불과 20㎝에 불과해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한편 서해해경청과 중앙해양안전심판원·과학수사연구원·해양조사원·목포해양대·한국선급 등 민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사고조사위윈회는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사고현장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은 "이렇게 많은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됐는데 구조가 더뎌서 걱정이 많다"며 "가족들은 얼마나 애가 타겠는가. 어렵고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해 구조활동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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