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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였다. 25일 일반인에 공개되며 화려하게 막을 올린 '201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국내외 완성차 메이커는 이전과 달리 SUV를 주력 모델로 전면에 내세웠다. 갈수록 늘어나는 국내 시장의 SUV 고객을 잡겠다는 포석이다.
오는 6월3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 SUV를 메인 모델로 전시한 업체(상용차 제외)가 전체 15곳 중 5곳이나 된다. 통상 모터쇼에는 판매 비중이 높은 주력 모델이나 신기술을 보여줄 수 있는 콘셉트카를 전면에 세우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해는 SUV의 위상이 높아진 것.
쌍용차는 '렉스턴W'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를 세계 최초로 부산모터쇼에 들고 나왔다. 외관과 엔진을 모두 바꿔 사실상의 신차나 다름없는 모델로 'SUV 명가'의 이미지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수입차들은 보다 적극적이다. 인피니티는 '올 뉴 인피니티 JX'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절대 판매량이 중국보다 적지만 데뷔 무대를 지난달 열린 베이징모터쇼가 아닌 부산모터쇼로 정했다. 사이먼 스프라울 인피니티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총괄 법인 부사장은 "한국에서 인피니티 브랜드를 먼저 선보였고 아시아에서 JX를 중점적으로 파는 마켓도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모터쇼에 앞서 출시한 '뉴 M클래스'의 ML 350과 ML63 AMG 등 2대를 실전 판매용으로 전시했다. 아우디코리아도 지난 21일 공개한 '뉴 아우디 Q3'를 메인 모델로 등장시켰다.
여러 차종을 공동 주연으로 내세운 한국토요타자동차도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도요타 '벤자'와 하이브리드 SUV인 렉서스 'RX 450h'를 각각 전면 배치했다.
이처럼 수입차를 중심으로 SUV를 모터쇼에 전면에 내세운 것에 대해 윤대성 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수입차 저변이 확대되면서 SUV 모델의 소비자를 잡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됐고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유럽과 일본 브랜드가 미국 현지 생산 모델로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시장의 SUV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판매(10만5,037대)에서 16.9%(1만7,746대)를 차지했던 SUV 차량의 비중이 올해 4월 말 현재 17.7%로 늘어났다. 올 4월까지 3만9,953대가 팔렸는데 이 중 7,086대가 SUV 모델이다.
올 들어 출시된 차량들도 SUV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근 공개된 벤츠 M클래스, 아우디 Q3 외에도 포드코리아 '익스플로러 에코부스트', 인피니티 'FX 30d', 렉서스 '올 뉴 RX 350', 볼보 'XC90 R-디자인' 등이 올해 선보였다. 특히 수입 SUV의 대명사인 지프는 '그랜드체로키 오버랜드 디젤' '랭글러 사하라' '랭글러 사하라 스포츠' 등 세부 라인업까지 출시 모델들을 다양화하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