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패션스타일도 '양극화'

봄처녀 구두, 아주 높거나… 아주 낮거나…<br>"평범함 거부 개성 중시" 확산<br>꼭 맞는 스키니-헐렁한 힙합… 구두굽 1㎝-10㎝동시 유행


봄 양복을 장만하려 시내 한 백화점을 찾은 회사원 김정민(35)씨. 김씨는 어떤 스타일의 옷을 살까 고민하다 판매사원에게 추천을 부탁했다. 판매사원은 “요즘 몸에 딱 달라붙는 스타일이 유행”이라며 “원래 치수보다 한두 치수 작은 옷을 입으면 허리와 몸매 라인이 더욱 강조된다”고 한 치수 작은 옷을 권했다. 패션스타일에도 양극화(?) 바람이 불고 있다. 평범한 스타일을 거부하고 개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극단적인 디자인을 강조한 패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7일 패션ㆍ유통 업계에 따르면 옷의 경우 본인 치수보다 한두 치수 작아 몸에 꼭 달라붙는 ‘스키니’ 스타일과 두세 치수나 큰 ‘힙합’스타일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스키니 스타일은 최근 ‘몸짱’열풍을 타고 애써 가꾼 몸매를 드러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웨스트’에 입점한 ‘디올 옴므’는 스키니 스타일 상품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매출 역시 지난해보다 30%가량 증가해 올 봄 매장 개편 때 스키니 스타일 상품을 30~40% 정도 늘렸다. 넥타이도 작아지는 옷 추세에 맞춰 폭이 5~6cm에 불과한 좁은 스타일이 잘 팔린다. 갤러리아백화점 ‘커스텀 내쇼날’의 폭 좁은 넥타이는 지난 3월 매출이 전년 대비 30%나 증가해 최근 물량 부족으로 재생산에 들어갔을 정도. 큰 옷도 잘 팔린다. 주로 이태원 등에 포진했던 큰옷 전문점들이 온라인 쇼핑몰, 대형 쇼핑몰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큰 옷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이혜영씨는 “‘몸짱’과 더불어 비만 인구도 늘어나 10~30대 남녀 고객이 고루 분포돼 있다”며 “올 봄 이후 매출이 30% 정도 늘어 추가로 물량을 발주한 상태”라고 말했다. 여성 구두도 양극화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굽 10cm가 넘는 ‘플랫폼 슈즈’와 1~2cm밖에 되지 않아 땅에 닿을 듯한 ‘플랫 슈즈’가 동시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 플랫폼 슈즈는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자기 표현이 강한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고, 플랫 슈즈는 소녀적인 여성스러움을 표현할 수 있는데다 활동하기에도 편해 10~20대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이다. 패션스타일 양극화 바람은 소품으로도 번지고 있다. 대표적인 패션 소품인 손목시계의 경우 대형과 초소형 상품이 동시에 잘 팔리고 있다. 슈퍼사이즈 시계는 복고풍의 클래식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패션 마니아 사이에서, 미니사이즈는 모던하면서 절제된 느낌의 액세서리를 좋아하는 마니아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최윤각 롯데백화점 장신잡화 바이어는 “초대형 손목시계는 보통 레포츠를 즐기는 남성에게 인기였지만,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트레이닝 패션과 세미 정장 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스포티한 포인트를 주려는 여성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가방 역시 여행 가방을 연상시킬 정도로 큰 핸드백과 명함보다 조금 커 핸드백이라기보다 액세서리에 가까운 초소형 제품이 인기다. 큰 가방은 여성의 사회진출이 확대되면서 패션성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작은 가방은 파티 문화가 일반화되면서 파티복에 어울리는 크러치백이 잘 팔리고 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올들어 큰 가방과 소형 핸드백 판매가 20~30%가량 증가해 최근 상품구색을 30% 정도나 늘렸다. 윤영식 신세계백화점 잡화팀 바이어는 “요즘 파티 문화를 즐기는 커리어우먼들은 출근할 때는 빅 사이즈의 백을, 퇴근할 때는 미니 사이즈의 핸드백을 매치하는 센스를 발휘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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