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기업 연말 인사 '실적 중시'-'젊은 인재 중용'

경영여건 악화 대비 대폭 물갈이 가능성도 <br>오너 2, 3세들의 승진 여부도 관심

올해 국내 주요 그룹과 기업들의 연말 인사는 과거 어느 해보다 실적과 성과를 평가해 젊은 인재를 중용하는 추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올해 국내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실적이 악화되자 연말 인사에서 실적위주의 평가를 통해 인재를 발굴, 육성함으로써 위기를극복하고 내년 영업환경의 변화에도 대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과 현대 등 주요 그룹 내부에서는 내수침체와 고유가, 환율하락등 경영여건의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불황엔 실적이 최우선 = 삼성그룹은 이달 말을 기점으로 각 계열사 및 개인의 실적평가를 마친 뒤 내년 1월 중순께 사장단, 임원, 직원인사를 순차적으로 단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내지는 평년을 웃도는 실적을 올림에 따라 수출통 및 이공계 출신 중용이라는 추세속에 대규모 승진 인사가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내년도 경영환경이 고유가, 원화 강세 등으로 특히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위기의식 재무장 차원에서 인사폭이 예상외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최근 2차례에 걸쳐 부회장 및 사장급 인사가 단행된 만큼 연말에 단행될 인사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점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수출과 품질, 생산분야의 인사들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환율 하락과 수출 증가세 둔화로 내년에는 긴축경영이 예상되는 만큼 조직에 자극을 주기 위한 고강도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은 연말이나 연초쯤 계열사별로 이사회에서 인사안을 심의해 내년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LG도 역시 `강한 성과주의'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천명하고 경영성과와 리더십을토대로 사업성과, 사업환경 및 전략 등을 고려해 계열사 단위로 인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의 경우 내년이 새로운 경영이념인 `뉴SK'가 본격 시행되는 첫 해이고 해외 및 신규사업이 강화되는 추세인 만큼 이들 부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SK는 이번 인사에서도 `실적'과 `능력'이라는 2가지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방침하에 경영목표 달성 정도를 측정하는 KPI(Key Performance Indicaters)시스템과상하.주변의 다면 평가 결과를 인사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내수 부진과 노조 파업, 거액 횡령사고 등의 악재를 겪었던 코오롱그룹은 이에 대한 문책과 책임규명을 위해 이달 내로 130여명의 임원진중 40%정도를 물갈이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젊게, 더 젊게' = 올해 인사에서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40∼50대의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파격 발탁하는 세대교체가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주요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임원인사를 실시한 한화그룹은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들을 50대 초반으로 임명하는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 사장에 조창호(51) 한화석유화학 PVC 부문장을, 한화S&C㈜ 대표이사 사장에 박석희(52) 한화증권 자산운용부문장을 임명함으로써 기존 60대 초반이던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들의 평균 연령이 10년 가량 젊어졌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세대교체와 함께 이공계 출신(서울대 화학공학과)을 처음으로 구조본부장으로 발탁, 최근 재계에서 불고 있는 이공계 중시 추세를 반영했다. 롯데그룹도 지난달 신동빈 부회장이 그룹 총괄조직인 정책본부장에 임명돼 경영전반을 주도하게 됨에 따라 그룹경영 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으며 인사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젊은 임원층이 전진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의 경우 이구택 회장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영거(Younger) 포스코'를 강조해온 점을 감안하면 내년 초에 단행될 인사에서도 임원들의 평균 연령이 대폭낮아지는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2, 3세들의 자리이동 여부도 관심 =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가 지난 2003년 1월 인사때 상무로 승진한 뒤 만 2년이 됨에 따라 이번 승진 대상에 포함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상무는 지난 2001년 3월 경영기획실 상무보로 입사해 2년만에 승진한 바 있다. 이건희 회장의 장녀 부진(34)씨는 올초 인사에서 호텔신라 부장에서 상무보로 승진해 1년만에 다시 승진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은 낮지만 둘째 딸 서현(31)씨는 2002년 7월 제일모직 입사 때 부장 직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승진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구자경 명예회장의 3남이자 구본무 회장의 둘째 동생인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 구 명예회장의 조카인 구본걸 LG상사 패션&어패럴부문부사장 등 오너 일가는 자리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구본준 부회장은 99년부터 LCD 대표를 맡아왔지만 현재 진행중인 파주 7세대 라인 건설을 진두지휘하는 등 그룹의 디스플레이 분야를 이끌고 있고, 구본걸 부사장은 LG산전에서 올해 LG상사로 옮겼기 때문이다. 효성에는 조석래 회장의 장남 현준, 차남 현문, 삼남 현상 씨가 각각 부사장과 전무, 상무를 맡으며 그룹의 신사업 계획 등을 주도하고 있어 이들이 내년 초 인사에서 경영 전면에 나설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의 장녀인 지이(27)씨가 올 1월 현대상선에 대졸 4급 평사원으로 입사해 근무중이나 나이와 대학원 학력을 감안해 경력직으로 채용된 만큼이번 인사에서 승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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