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밤 태극전사들이 지구 반대편 독일 땅에서 토고를 누르고 기분좋은 첫 승을 거두자 초저녁부터 열띤 응원을 펼치며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하던 전국 곳곳의 ‘붉은악마’들은 서로 얼싸안고 환호성을 지르며 감격적인 역전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거리 곳곳에는 축포와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환히 밝혔고, 거리 곳곳마다 힘찬 응원가와 함께 ‘대~한민국’ 함성에 맞춘 자동차 경적 세레머니가 울려 퍼지며 2002년 월드컵의 감동을 그대로 재연했다.
○…붉은색으로 온 몸을 휘감은 시민들이 초저녁부터 모여든 거리응원의 ‘성지’인 서울광장 인근은 토고와의 경기가 2대1의 역전승으로 끝나자 곧바로 축제의 장으로 바뀌었다.
수십여 명의 인파는 승리가 확정되자 일제히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를 연호하며 거리로 뛰쳐나가 시내 일대를 붉게 물들였고, 시청앞 광장에는 초대형 태극기도 등장해 시민들의 흥분을 한껏 고조시켰다.
상암 월드컵경기장에 무료 입장한 5만명의 시민들도 밤샘 응원전을 펼치다가 그대로 자축연에 돌입, 대형 카드섹션으로 경기장을 가득 메우며 흥분된 분위기 속에서 밤을 지새웠다.
경찰청은 이날 서울ㆍ부산 등 대도시를 포함해 전국 146곳에서 150만명의 시민들이 거리응원에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후반전 초반까지도 다소 풀이 죽어있던 관중들은 이천수의 동점골로 역전의 기미가 보이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목청을 높이며 응원열기를 북돋웠다.
곧바로 안정환 선수의 추가골로 대역전극이 펼쳐지자, 전국 곳곳은 떠나갈 듯한 함성과 ‘안정환’ 연호로 메아리쳤다.
광화문 앞 거리응원을 나온 홍모(65)씨는 “나이를 잊고 젊은이들과 함께 응원을 해 무척 즐겁다”며 “믿었던 태극전사들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역전승을 선사해 줘 너무나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축구관람 특수로 ‘만원사례’를 보인 전국 곳곳의 호프집과 레스토랑 등은 극적인 역전에 한껏 분위기가 고무돼 공짜 술과 안주를 제공하기도 했다.
○… 국민들의 함성과 열기가 뿜어져 나온 것은 대형 거리응원장 뿐이 아니었다.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에서도 시시각각 탄성과 환호성이 터져 나와 온 국민의 하나됨을 보여줬다.
중구 약사동 삼성래미안 아파트 단지에서는 아파트 주민 300여명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태극전사들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면서 한 목소리로 응원전을 펼쳤고, 한국팀의 승리가 확정되자 주민들이 얼싸안으며 가슴 벅찬 환희를 함께 나눴다.
북구 상안동 그린카운티와 남구 삼산동 아데라움 등의 단지에서도 주민 수백여명이 모여 응원전을 펼쳤으며, 새벽까지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