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들어 대기업에 대한 비판적인 분위기가 지나치게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의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경련은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기업을 비난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질서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국민전체가 합심해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문구로 보아현재 진행되고 있는 삼성과 두산그룹에 대한 수사를 자제해 달라는 것으로 여겨진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생겨난 단체인 만큼 회원들의 입장을변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또한 전경련의 지적처럼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기업들의 이미지에 상처를 주는 것도 확실하다.
그렇다고 해서 범죄 행위를 눈감아 달라는 것은 곤란하다. 기업들이 부당하게억압을 받거나 규제를 당하고 있다면 당연히 이를 지적하고 시정을 촉구해야 하겠지만 자신들의 잘못으로 비롯된 일을 기업경영의 위축과 반기업정서가 확산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덮어달라고 하는 것은 상식밖의 행위다.
최근 삼성이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은 이건희 회장의 주식 위장 분산과 장남 이재용 상무의 세금탈루 의혹 때문이다. 또한 두산은 총수 일가가 분식회계를 해 거액의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비자금을 경영권 확보자금으로 유용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같은 행위들은 회사와 다른 주주들은 물론 국가에도 엄청난 손해를 입히는 배임행위로 그 자체가 기업의 신인도에 치명타를 입히는 위법행위이다. 과거 개발독재정권 시절에는 정치자금을 제공하기 위해 이같은 행위를 마치 관행처럼 저지를 수 밖에 없었다 하더라도 지금은 아니다.
글로벌 시대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기업이 아직까지도 경영권 유지를 위해 탈세를 하고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각종 비리와 위법행위 자행에 일말의 책임감도 느끼지 않고 있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암담할 뿐이다. 우리 국민의 뿌리깊은 반재벌정서가 ‘나는 바담 풍이라고 발음하더라도너희들은 바람 풍이라고 해야한다’거나 ‘유전 무죄, 무전 유죄’식 사고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기업활동의 위축을 심화시킬 부당한 기업공격은 자제하는 것이 백번 옳다. 그러나 자신들의 잘못이 뚜렷한데도 불구하고 기업이 쓰러지면 모두 망한다는 식의 논리로 사태의 초점을 흐리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자신의 허물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식으로 처신하면서 종업원들에게 도덕성을 강조하여 일류기업 행세를 하려 한다면 그것이 얼마나 가겠는가.
또한 특정 기업의 탈법행위를 기업 전체에 대한 억압으로 몰고가 ‘기업때리기’ 정서를 조성하려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전경련은 정부 수사가잘못됐다면 무엇이 잘못됬는 지를 사안별로 분명히 적시해야지 일반적인 기업때리기정서로 함축시켜 대응하는 것은 기업들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서울= 연합뉴스)